문화·스포츠 문화

2,500년전 인골이 썪지 않은 까닭은?

평창 하리 고분서 청동기 인골과 비파형동검 발굴

청동기시대 매장자와 동검 동시 출토는 처음

무덤 조성에 쓰인 석회암 영향으로 부패부식 덜돼

강원도 평창군 하리 유적지에서 청동기시대 지역 유력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인골과 부장품인 비파형 동검이 함께 출토됐다. /사진제공=강원고고문화연구원강원도 평창군 하리 유적지에서 청동기시대 지역 유력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인골과 부장품인 비파형 동검이 함께 출토됐다. /사진제공=강원고고문화연구원


평창의 고분에서 2,500년 전 청동기 비파형동검과 무덤 주인의 인골이 동시에 발굴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로 강원도 평창군 하리 건물 신축부지를 발굴조사 중인 강원고고문화연구원은 유적에서 청동기시대 비파형동검과 시신이 똑바로 펴진 상태로 매장된 인골을 함께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청동기 시대의 무기인 동시에 제기(祭器)로도 쓰인 비파형 동검은 무덤이나 집터에서 종종 출토됐으나 같은 시대의 인골은 거의 전해지지 않았다. 두 유물이 함께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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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택 신축부지인 이 지역에서는 2013년 조사에서 청동기 유물이 수습돼 706㎡의 사업부지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가 진행됐고 청동기시대 석관묘 14기가 확인됐다. 이번에 동검과 시신이 함께 발견된 제 2호 무덤은 길이가 2m 이상인 대형 석관묘로, 주변 무덤들보다 크고 형식도 달랐다. 2,500년 전 인골이 보존되고 비교적 녹슬지 않은 동검이 함께 발견된 까닭으로 연구원 측은 “무덤을 조성할 때 사용한 석회암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발견된 동검은 전체 길이는 26.3㎝, 최대 폭 3.8㎝으로 동검을 구부려 부러뜨리는 방식으로 함께 묻혀 있었다. 전형적 비파형동검에서 세형동검으로 변하는 과도기 형태의 동검이었고 주변의 다른 석관묘에서 출토된 마제석검·관옥·발형토기 등 유물과 종합해 보면 무덤 조성시기는 기원전 500년 경 청동기시대 중기 정도로 판단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정황으로 볼 때 지역사회 유력인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 주인은 시신을 곧게 펴 묻는 신전장(伸展葬)으로 매장됐다. 이는 청동기시대 시신의 매장방법과 장례풍습 등 선사시대 무덤연구에 필요한 중요자료가 될 전망이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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