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수입차 업체들이 플래그십(기함) 세단을 연이어 출시하며 최고급 모델로 한판 승부를 펼친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주춤하면서 각 브랜드별로 수익이 많이 남는 대형 세단을 잇따라 출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플래그십 세단에는 각사의 최고 기술력이 집약된 차량인 만큼 자존심을 건 대결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국내 고급 세단 시장에서 독주 중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는 이달 말 플래그십 세단 S90을 국내에 출시한다. 기존에 볼보가 내놓지 않았던 세그먼트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셈이다. 국내에서 판매량을 점차 늘려온 볼보코리아는 이번 S90을 통해 대형 세단까지 아우르는 라인업을 확보하게 됐다.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와 경쟁하게 될 S90은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다. S90은 볼보의 최신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II와 대형 동물을 감지하고 교차로에서의 추돌 위험을 감지하는 업그레이드된 인텔리 세이프 시스템 등 볼보자동차가 자랑하는 다양한 최신 기술을 탑재했다. 특히 더 뉴 S90에는 지난 2014년 출시한 볼보의 새로운 엔진계통인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Drive-E Powertrains)’이 적용됐다. ‘드라이브-이 파워트레인’은 볼보자동차의 새로운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명칭으로, 첨단 기술이 집약된 신형 4기통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과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가솔린 모델을 먼저 선보인 후 디젤, 하이브리드 등 라인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동급 대비 가장 긴 전장으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며, 낮은 전고로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한 비율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포드코리아는 링컨의 플래그십 ‘링컨 컨티넨탈’을 오는 11월 출시한다. 14년 만에 돌아오는 링컨 컨티넨탈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링컨의 신기술이 한데 모여 있다. 올 뉴 링컨 컨티넨탈은 앞으로 링컨 세단의 패밀리룩으로 자리매김할 새로운 시그니처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최초 적용됐다. 또한 새롭게 디자인된 LED 헤드램프와 차량 후면 전체를 가로지르는 일자형 LED 테일램프는 미래지향적이며 독특한 인상을 더한다. 차량 내외부는 럭셔리함 그 자체다. 최고급 항공기 시트와 가구에서 영감을 받은 시트는 물론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레벨의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은 “링컨 컨티넨탈을 오는 11월에 공개할 예정이며, 포드의 생산 일정에 맞춰 국내에서도 론칭 시기를 정했다”고 했다. 최근 출시한 신형 MKZ에 이어 컨티넨탈이 가세하면서 포드코리아는 고급차 시장에서 주목받는 브랜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CT6가 가세한 캐딜락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플래그십 세단 ‘CT6’가 기대 이상으로 잘 팔리면서 캐딜락의 올 연간 판매량은 1,500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CT6는 사전예약이 400대가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장재준 GM코리아 캐딜락 총괄사장은 “계약물량이 아직 다 인도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달부터는 월 200대가량 출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T6는 차체의 64%에 해당하는 부위에 알루미늄이 사용하고 약 20만회에 달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동급 차종 대비 50~100kg 가량 무게를 줄였다. 또한 신형 3.6리터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39.4kg·m의 동력 성능을 갖췄다.
이 밖에 BMW와 렉서스 역시 740Li, GS 등 고급 세단을 국내 시장에 선보인 상태다. 지난 7월부터 두 달 간 137대가 판매된 740Li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740Li 는 긴 휠베이스로 항공기 일등석처럼 편안한 뒷좌석 공간과 다양한 편의 옵션, 가솔린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성 등으로 점차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모델 GS450h와 3,500cc V6 가솔린 엔진이 적용된 GS350을 새롭게 GS 라인업에 추가하는 등 판매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