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바이오업계 年 5,000억 부담 는다는데...'나고야의정서' 무방비 한국

국내 대형 제약사·화장품업체

중국산 생물자원 51%나 이용

中 최근 발효로 '발등의 불'

정부는 뒤늦게 '산업영향' 용역

업계, 제대로된 통계없어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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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생물자원을 이용해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나고야의정서를 지난 6일 발효시킨 가운데 나고야의정서로 인한 국내 바이오 업계의 부담액이 연간 최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정부가 추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동아제약과 대웅제약·광동제약·종근당·LG생활건강 같은 대형 제약사와 화장품 업체가 중국이 원산지인 생물자원을 주요 제품에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정부는 나고야의정서가 신성장동력인 국내 바이오 산업에 미칠 메가톤급 파장을 예상하고도 우리 기업에 영향이 가장 큰 중국의 비준이 관련 산업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는 용역을 최근 들어서야 긴급 발주했다. 부처 내에서도 나고야의정서의 파괴력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제대로 된 통계조차 없어 우리 기업이 “눈 뜨고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1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달 5일 ‘나고야의정서 발효 이후 이익공유 사례 및 영향력 분석을 통한 대응방안 마련’이라는 이름의 긴급 연구용역을 발주했지만 한 차례 유찰돼 추가 선정작업을 거쳐 현재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긴급 용역은 법정 입찰공고 기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상황이 긴박할 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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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기업 136곳 가운데 해외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업체는 전체의 54.4%(74개)였고 이 중 중국을 이용하는 기업은 51.4%에 달했다. 몇 년 전부터 중국이 나고야의정서에 관심을 보여왔고 올 6월 의정서에 비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참 늦은 셈이다.

업계는 정부의 ‘늦장’ 정책에다 ‘깜깜이’ 대응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관련 협상에 나서기는커녕 관련 통계나 적용 대상 등 기본 전망조차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정부의 2011년 ‘나고야의정서 산업계 파급효과’ 보고서를 보면 나고야의정서 발효로 국내 바이오 업계는 2014년 기준으로 연간 최소 3,892억원에서 최대 5,096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점쳐졌다. /김영필·서민준기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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