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백남기씨 사건에 대한 사과요구에 무조건 사과는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연합뉴스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백남기 청문회’에서 경찰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사람이 시위 현장에서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무조건 사과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강 전 청장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백남기 청문회’에 출석해, “스스로 넘어지거나 자해행위를 한 게 아니지 않나. 중태에 이르렀으면 사과하는 게 맞지 않나”하는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원인과 법률적 책임을 명확히 한 후에 할 수 있다. 결과만 가지고 이야기 하는 건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강 전 청장은 집회시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왜 시위가 발생한다고 보느냐는 이용호 의원의 질문에 강 전 청장은 “모든 의사표현이나 문제, 갈등 해결은 합법적 절차와 방법에 의해 해결해야 한다”며 “오늘날 시위가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은 우리 사회에 여러 제도적 의사표현 장치와 법률적 구제절차가 완비돼 있는데 거기에 응하지 않고 폭력이나 다수의 위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나쁜 관행이 아직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이 재차 “시위는 정부가 제 기능을 못해서 생기는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지만, 강 전 청장은 “불법폭력시위에 의해 그런 것을 해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앞서 한 말을 거듭 반복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백남기 농민을 맞춘 충남 9호 살수차의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CCTV 확인 결과, 제출된 보고서와 달리 해당 살수차는 처음부터 시위대를 표적한 직사 살수를 7차례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렇게 때문에 경찰이 책임이 있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경찰청장이 사과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사과 한번 안 하는 공권력에 대해 국민들 신뢰하겠나. 이래도 경찰은 과오가 없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전 청장은 “살수의 횟수는 여러가지 정밀한 부분을 봐야한다”며 “경미한 숫자나 선택방법은 보는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그런 사안을 가지고 전체적으로 잘못됐다고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정기국회 첫날인 지난 1일 본회의가 무산됨에 따라 예상된 날짜보다 뒤늦게 열린 이날 청문회에선 경찰의 책임 소재를 놓고 청문회에 출석한 강 전 청장과 야당 의원들 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앞서 백남기 씨는 강 전 청장이 재직 중이던 지난 해 11월 14일 쌀값 폭락 등에 항의하고자 서울 종로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지금까지 304일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효정 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