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6월 말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를 결정하면서 국내 주식 시장은 급락을 경험했다. 다행스럽게도 이후 지속해서 반등하며 코스피지수가 2,060선을 웃도는 등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 등으로 최근 다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어 올해 하반기 국내 주식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 볼 시점이다.
국내 기업의 최근 양호한 실적 달성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추세적인 상승 흐름을 보여주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갤럭시노트 7’ 사태 여파로 삼성전자의 이익 추정치 하락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등락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다 주요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졌다. 영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지역)은 기존 부양책에 대한 정책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반면 일본은 추가 부양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아울러 경기 부양책을 통한 경기 회복의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전 세계 주가 상승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도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6월 말 이후 이어졌던 외국인 수급은 순매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순매수의 주요 원인은 환차익 기대감이다. 원·달러 환율이 안전 자산 선호 확대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국인 자금 이탈을 이끌 개연성이 있다.
미국의 11월 대선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각각 자국 중심의 무역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수출 중심국인 한국은 보호 무역 기조가 강화되면 여러모로 불리하다. 상대적으로 보호 무역에 대한 견해가 뚜렷하지 않은 클린턴 후보의 당선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국내 주식 시장은 올해 하반기에 나타날 주요 이슈의 영향으로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치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연말 배당을 고려해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