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19일 서울경제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이제 스마트폰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공공재나 다름없다”며 “스마트폰의 특정 기능을 외부에 개방하지 않는 것은 이용자의 이익을 침해하고 중립성에 어긋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핀테크산업협회를 중심으로 국내 핀테크 업체들이 지난 9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현재 애플은 NFC 기능을 외부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에 공개하지 않고 자사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에만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안드로이드폰에서 NFC를 활용해 사용 가능한 모바일 교통카드 기능 등을 아이폰 이용자들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 국내 핀테크 기업들도 아이폰을 겨냥한 서비스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중 50%, 국내 20% 이상을 아이폰 이용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관련 시장을 놓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실제로 제소로 이어질 경우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현행법 상 플랫폼 중립성이 법률적으로 명시화되지 않은 데다가 국내에서 선례도 없기 때문이다. 방통위 측은 “NFC 기능의 폐쇄적 운영이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약한다고 볼 수 있을지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내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구태언 테크앤로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하드웨어도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는 시대로 스마트폰에서 스마트TV 등으로 스마트홈 서비스가 상용화되면서 중립성 위반 논란은 계속해서 불거질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정부도 관련 정책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핀테크 업계에서는 제소와 별개로 애플과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있다. 협회는 이달 중 업체와 추가 회의를 가진 뒤 10월 초 공정위·방통위 제소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