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대선 핵심이슈 된 '테러'..."일단은 힐러리 유리"

"국무장관 출신, 안보에 더 믿음"

여론조사서 트럼프 소폭 앞서

강력하고 과단성 있는 후보엔

트럼프 꼽는 유권자 많아

테러공포 확산땐 힐러리 불리

미국 대선에 또 다른 메가톤급 이슈 폭탄이 떨어졌다. 바로 뉴욕 맨해튼과 뉴저지 폭발사건으로 미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테러’ 문제다. 특히 테러 정국은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실제로는 국무장관을 지내 국가안보 관련 경험이 풍부한 힐러리 클린턴에게 더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9일(현지시간) 테러 정국이 대선에서 누구에게 더 유리할지에 대한 여론조사를 살펴본 결과 클린턴이 일단 트럼프보다 소폭이나마 많은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가 실시한 조사에서 클린턴은 테러와 국가안보를 더 잘 관리할 후보로 47%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46%)를 한발 앞섰다. 비슷한 시기에 실시된 CBS와 뉴욕타임스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안보 문제에 더 믿음이 간다”는 답을 49%나 얻은 반면 트럼프는 45%에 그쳤다. 폴리티코는 국무장관 출신인 클린턴이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보다 국가안보에 더 자격을 갖췄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양 후보 측도 이를 의식한 듯 상대방을 향해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클린턴은 이날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테러와 전쟁에 직접 부딪혀본 후보는 자신뿐 이라며 “트럼프가 그동안 쏟아낸 발언들이 이슬람국가(IS)의 테러리스트 모집 등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인종차별적 막말로 이슬람 전체의 증오심을 부추겨 테러 행위를 조장했다는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미 국민의 불안감이 확산될 경우 ‘특단의 대책’에 대한 지지도는 높아질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이달 초 실시된 CNN 조사에서 유권자들의 절반은 ‘강력하고 과단성 있는’ 지도자로 트럼프를 꼽은 데 비해 클린턴은 42%의 응답만 얻었다. 테러 공포가 커질수록 모든 무슬림 입국 금지, 중동 난민수용 반대 등 강경한 반이민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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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트럼프는 미 공화당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등으로 모집한 소액기부금이 1억달러를 넘겼으며 초강경 반이민정책을 발표한 지난달 31일에는 하루 최대인 500만달러를 모금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우리 지도자들은 단순히 나약한 게 아니라 멍청하다”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후보를 싸잡아 비난한 뒤 맨해튼 테러 용의자를 가리켜 “우리가 입국을 승인한 누군가가 미국을 파괴하기를 원하는 테러리스트로 판명됐다. 그가 어떻게 이민 시스템을 통과했느냐”고 공세를 폈다.

한편 미 수사당국은 이날 오전 뉴저지주 북동부 린든에서 맨해튼 폭탄테러 용의자 아마드 칸 라하미(28)를 총격전 끝에 체포해 IS 등 테러조직과의 연관성 및 범행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출신인 라하미는 4년 전 모국을 방문한 후 이슬람 문화에 심취해 성격도 급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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