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황창규 "지능형 네트워크로 구글도 못한 서비스 구현할 것"

■ 하버드대 메모리얼홀서 한국인 첫 단독 강연

5G 이통에 빅데이터 결합…4차 산업혁명 핵심

감염병 확산 예측부터 사이버공격 차단도 가능

'황의 법칙'이어 '기가토피아'도 하버드 교재로

11년만에 미국 하버드대 강단에 선 황창규 KT회장이 20일(현지시간) 700여명의 학생들 앞에서 네트워크 혁신을 통한 산업혁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KT11년만에 미국 하버드대 강단에 선 황창규 KT회장이 20일(현지시간) 700여명의 학생들 앞에서 네트워크 혁신을 통한 산업혁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KT




“네트워크 혁신을 통하면 구글이 하지 못했던 서비스도 얼마든지 가능해집니다.”

삼성전자 재직 시절 반도체 분야에서 일명 ‘황의 법칙’이라는 기술혁신을 이끌었던 황창규 KT 회장이 정보통신 분야에서 또 다른 도전을 선언했다. 초당 수 GB급 이상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빅데이터를 결합한 ‘지능형 네트워크’ 시대 구현이다.


황 회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내 메모리얼홀에서 열린 특별강연을 통해 “오는 2020년이 되면 네트워크 속도는 10배 빨라질 것이고 빅데이터 활용과 보안 시스템 등도 10배 향상될 것”이라며 “지능형 네트워크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벌어질 네트워크 혁신은 단순히 속도만 향상되는 수준을 넘어 네트워크가 융합 솔루션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지능형 네트워크가 수십억개의 단말과 연결돼 산업과 일상생활까지 바꾸는 새 가치를 만들고 수 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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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질병 체계의 급격한 진보가 지능형 네트워크 혁신 사례로 꼽혔다. KT는 지난 2014년 빅데이터를 활용해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경로 예측 기술을 개발한 결과 해당 질병이 퍼지는 경로를 90% 이상 맞추는 성과를 거뒀다. 황 회장은 이 기술을 소개한 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나 지카바이러스 같은 감염병의 확산 차단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사이버 보안의 혁신 가능성도 제시됐다. 그는 “(사이버 공격을) 파밍을 통해 백신으로만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능형 네트워크가 사이버 공격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의 이날 강의는 KT의 ‘기가토피아 전략’이 올해 말 하버드경영대학원(HBS)의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에 등재되는 것을 기념해 이뤄졌다. 과거 그가 주도했던 메모리 반도체 사업 전략이 하버드의 수업교재 사례로 채택된 데 이어 정보통신 한류를 하버드 수업교재로 남기는 업적을 이룬 것이다. ‘네트워크의 힘’을 주제로 펼친 이번 강연을 위해 11년 만에 하버드대 강단에 선 그를 만나기 위해 강연장은 800여명의 학생들로 북적였다. 황 회장은 강연 후 한국의 특파원 기자들을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열고 “KT는 근본적으로 경영 펀더멘털(기본기)이 탄탄해져야 한다”며 “부채가 너무 많아도 안 되고 KT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경영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최근 이동통신업계의 수익악화 원인에 대해 “네트워크 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미국 통신사들도 통신망만 깔아 놓고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수익개선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근래 KT가 빅데이터 기술 등을 응용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소규모 지능형 전력망 시스템인 ‘마이크로에너지그리드 오픈 플랫폼’를 소개하며 “이를 잘 응용하면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지 않고도 (전력을) 사용 가능할 만큼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회장의 하버드대 강연은 삼성전자 사장이던 2005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에서의 경영전략 사례 발표를 포함하면 일곱 번째다. 메모리얼홀에서 단독 강연은 황 회장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하버드대에서 가장 큰 규모(1,000석)의 강연장인 메모리얼홀은 윈스턴 처칠, 마틴 루서 킹, 스티븐 호킹, 최근에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강연한 곳으로 잘 알려졌다.

/케임브리지=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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