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 경주 일대에서 진도 4~5 규모의 강진이 연이어 발생하자 내진용 강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철강업계가 뜨거운 수주전에 돌입했다.
일본처럼 지진 빈도가 잦은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최근까지 지진 안전지대로 인식되면서 강진에도 버틸 수 있는 내진용 H형강·철강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덜했다. 하지만 이번 강진 발생을 계기로 철강업체들의 내진용 강재가 새롭게 주목되고 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내진용 강재가 관심사로 떠오르며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한 계기는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다.
이보다 한 해 전 주요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가 의무화됐지만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고서야 관심이 커졌다. 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에서도 여진이 수십 차례 발생하며 내진용 강재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이 시작된 것이다.
철골구조에 주로 쓰이는 H형강의 경우 여전히 내진강재 사용 비율이 20%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반설계의 경우 탄성설계가 기본이지만 내진설계의 경우 지진에 대응할 시간을 벌기 위한 소성변형 허용 설계가 필수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강재에 외부 힘이 가해졌을 때 툭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 구간까지 외부 힘이 가해져도 휠 수 있도록 물성에 변화를 줘야 내진용 강재로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내진용 강재를 상용화한 업체로 꼽힌다.
포스코는 SN강·TMPC강·내지진강관 등 강구조 건축물에 들어가는 내진용 강재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지진강관은 H형강 대비 강도가 좋고 용접성이 우수해 H형강을 대체하는 자재로 널리 사용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내진용 철근과 대형 규격 H형강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내진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변형능력과 내충격성을 확보하고 있다.
동국제강도 일반 H형강과 차별화된 탄소당량 제한과 충격치 하한규제 등을 만족시키는 고성능 H형강의 판매를 강화한 덕에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고성능 H형강 판매량은 매년 60%씩 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80% 증가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내진용 강재에 대한 관심도 덜했고 시장도 작았던 게 사실”이라며 “최근 발생한 경주 지진 등으로 부쩍 커진 시장의 관심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