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양경미의 Cine-Biz]국내 VFX 업체의 중국 영화시장 진출 전망

[양경미의 Cine-Biz]국내 VFX 업체의 중국 영화시장 진출 전망

국내 VFX 업체인 포스(4th Creative Party)가 제작한 조선의 호랑이. 영화 ‘대호’에 등장하는 호랑이를 완성하기 위해 4개월 이상의 시간을 소요해 완성했다.국내 VFX 업체인 포스(4th Creative Party)가 제작한 조선의 호랑이. 영화 ‘대호’에 등장하는 호랑이를 완성하기 위해 4개월 이상의 시간을 소요해 완성했다.







양경미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영화학박사)양경미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영화학박사)


시각효과(VFX) 전문 업체인 포스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의 우려를 씻고 신규 수주에 성공했다. 영화 ‘암살’, ‘대호’, ‘베테랑’, ‘설국열차’ 등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한 포스는 중국 영화 ‘묘성인’과 ‘삼체’ 등의 VFX를 맡기로 하고 총 115억원 규모의 수주를 성공시킨 것이다. 이외에도 75억원 규모의 중국 작품 수주 건을 추가로 논의하며 본격적인 중국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미 중국에 진출에 성공한 국내 VFX 전문 업체 덱스터 역시 수주에 성공했다.

국내 VFX 업체들이 사드의 영향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타 영상업체에 비해 외부적인 노출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수시각효과(VFX)는 영화의 완성도를 지원해 주는 기술 업종이며 영화 제작에 있어 주로 후반부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드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이유다. 여기에는 2012년 영화 ‘미스터 고’의 역할이 컸다. 영화의 VFX를 담당한 덱스터는 진짜 같은 생동감 있는 고릴라를 선보였고 이때부터 중국은 국내 VFX 업체를 믿고 의뢰하기 시작한 것이다.


흥행 성적도 좋았다. 덱스터의 ‘미스터 고’는 중국에서 흥행 돌풍을 불러 일으켰다. 국내 업체 매크로 그래프가 담당한 영화 ‘서유기’는 12억 위안(약 2000억원)이상의 흥행을 기록했다. 10억 위안(약 1700억원)을 넘긴 ‘몽키킹’은 한국 업체 3곳(덱스터, 메크로, 디지털아이디어)이 참여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국내 VFX 업체의 전망은 밝다. 꾸준히 성장세를 타며 중국 영화 시장 규모 또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박스오피스 시장은 지난해 440억 위안(약 7조 3천억원)으로 2010년 20억 위안보다 21배 커졌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41% 성장한 셈이다. 2017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양한 이야기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제작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영화 ‘몽키킹’의 경우 8400만 달러(한화 1000억원)이 투자됐고 ‘진링의 13소녀’는 94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자됐다. 제작비가 커질수록 VFX에 지출되는 비용도 그만큼 커진다. 할리우드의 경우는 50% 이상, 중국의 경우 30% 이상을 지출한다.

중국인들의 영화 취향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판타지와 액션 장르의 영화를 선호한다.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상위 20위권 영화를 봐도 ‘미인어’, ‘몬스터 헌트’, ‘몽키킹’, ‘손오공의 귀환’ 등 13편(65%)이 판타지와 액션물에 속하는데 이러한 장르의 영화는 VFX를 반드시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자국 기술은 부족한 것도 국내 VFX 업체에는 유리하게 작용한다. 중국 현지에는 변변한 VFX 업체는 물론 전문 인력도 부족해 블록버스터 영화를 수주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보다는 국내 업체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 영화만으로 국내 주요 VFX 업체의 운영이 불가능한 실정에서 중국 영화 시장 진출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중국의 대규모 자본력을 이용해 국내 기술 및 인력을 대거 흡수할 현상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해외 진출을 두고 국내 업체들 간의 경쟁으로 인건비 상승과 시장의 교란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국내 VFX 업체의 해외 시장 진출 및 국내 시장 유지 등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역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고광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