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올해 사상 첫 영업익 7조 눈앞…'나홀로 호황' 정유

정제마진·국제 원유 가격에

석유화학 제품 상승세 호재로



정유업계가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전체 업종 가운데 ‘나 홀로 선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4대 정유사는 사상 최고인 연 7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 2011년 이후 5년 만에 슈퍼 호황기를 재연할 태세다.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 3·4분기까지 국내 4대 정유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의 누적 영업이익이 6조원을 돌파하고 올 전체로는 7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정유 4사는 이미 올 상반기 합계 영업이익 4조6,811억원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정유 4사의 연간 합계 영업이익은 2011년(6조8,595억원) 가장 높았다.


이처럼 정유사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까닭은 이달 들어 정유 부문 수익성의 가늠자 노릇을 하는 원유 정제마진과 국제 원유 가격, 석유화학 제품이 모두 상승세를 그리고 있어서다. 정제마진의 국제 기준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달 배럴당 2달러선까지 내려갔다가 이달 22일 현재 7달러를 회복했다. 업계는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5달러선으로 본다. 또 국제 유가도 최근 3개월간 배럴당 40달러 후반대에 안정적으로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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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유 부문인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 대비 수요도 높다. 국내 정유사들이 많이 생산하는 파라자일렌(PX)의 경우 판매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PX 스프레드’가 2·4분기 380달러가량에서 이달 초 톤당 420달러를 넘겼다. 그만큼 PX 수요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올여름만 하더라도 정유사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사태와 공급 과잉 우려 때문에 하반기 실적이 크게 고꾸라질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3·4분기에 세계적으로 정유사들의 설비 보수가 잇따르면서 정유 제품의 공급 대비 수요가 크게 늘어 다시 안도하는 처지다. 에너지 수요가 높은 가을·겨울에 접어든 것도 호재다.

특히 업계는 올해 정유사들의 수익 구조가 2011년보다 한결 안정적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1년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정유사들의 실적을 견인한 반면 올해는 유가가 훨씬 낮지만 기업들이 정유·석유화학에서 고르게 수익을 거두며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올해 초 수준인 배럴당 10달러까지 올라와준다면 정유 4사의 합계 영업이익은 무리 없이 사상 첫 7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듯하다”고 전망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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