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김재수 해임안 막아라" 與 초유의 국무위원 필리버스터까지

장관들 장시간 답변 유도하고

의사진행발언으로 시간 끌어

더민주 "의사일정 방해" 비판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 임이자 의원의 사회·교육·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 답변자로 나선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답변이 시간을 끈다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 임이자 의원의 사회·교육·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 답변자로 나선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답변이 시간을 끈다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둘러싸고 여야간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사상 초유의 ‘국무위원 필리버스터’가 등장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대정부질문 후 해임안을 상정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새누리당의 ‘시간 끌기 작전’ 아래 국무위원들 답변이 장황하게 길어지는 상황이 이어졌다.

23일 해임안 상정을 막으려는 새누리당과 통과시키려는 더불어민주당은 아침부터 강하게 부딪혔다. 새누리당이 이날 오전 9시에 시작된 의원총회를 오후 3시까지 끌면서 당초 10시에 시작될 예정이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오후 2시가 넘어 시작되기도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대정부질문에 앞서 “건의안 처리를 위해 예정된 본회의 일정은 오늘 하루뿐”이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처리시한 준수를 위해 오늘 대정부질문을 마친 후 해임건의안을 상정해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해임안을 상정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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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질문자로 정해진 의원들을 본회의장에 투입해 사실상 ‘필리버스터’ 작전을 펼쳤다. 국무위원의 장시간 답변을 유도하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시간을 끄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해임안은 본회의 보고 후 72시간 안에 표결에 부쳐져야 하기 때문에 전날 오전10시3분에 보고된 해임안을 오는 25일 오전10시3분까지만 저지하면 폐기된다.

새누리당의 첫 질문자였던 정우택 의원은 황교안 국무총리의 답변을 길게 만드는 방식으로 50분가량을 보냈으며 임이자 의원도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원론적인 질문을 물어보며 시간을 끌었다. 더민주 의원들이 “적당히 하세요. 이제”라고 고함치기도 했다.

더민주는 의사일정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정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국회의 정당한 의사진행을 방해하기 위한 꼼수가 가관”이라며 “정부에 의한 필리버스터라는 듣도 보도 못한 초유의 의사방해”라고 밝혔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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