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법인세 부담 키우고 일자리 늘릴 자신 있나

야당이 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내 기업들은 앞으로 5년간 최대 42조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국회 예산정책처 세수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과세표준 2억원 이상 기업에 기존 22% 대신 25%의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7만4,648개 기업이 최고세율을 내야 한다. 업체당 법인세도 최대 2,900만원 늘어난 1억5,9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야당의 개정안에 대해 “아주 분명하고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외쳤지만 이미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로 거대 야당의 힘을 목도한 기업으로서는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고전하는 기업들이다. 최근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설비투자를 줄인 것도 어떻게든 비용을 줄여보려는 고심의 흔적이다. 그 결과 올해 국내 기업들의 2·4분기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9%나 뒷걸음질쳤다. 이런 상황에서 법인세까지 오른다면 기업은 허리띠를 더 졸라맬 수밖에 없다. 대기업 절반이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겠다는 최근 설문 결과는 그 징조다. 가뜩이나 찬바람만 일고 있는 고용시장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청년실업률이 올해 9.3%, 내년에는 9.4%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데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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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 각국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법인세를 적극적으로 낮추고 있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2009년 30%였던 법인세를 최근 23.9%까지 내렸고 2018년에는 0.7%포인트 더 인하할 계획이다. 영국·프랑스 등도 일본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도 유독 우리나라의 야당만 복지확대를 위해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다. 경제야 어찌 되든 표만 얻으면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기업이 죽으면 복지도 일자리도 불가능하다. 국가가 기업에서 세금을 거둬 국민에게 나눠주는 것보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임금을 많이 주는 것이 경제도 살고 국민 삶의 질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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