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생산중단 80일 갑을오토텍 부도위기

매출 손실 650억 넘어...은행선 여신 축소

자동차 공조부품 생산업체인 갑을오토텍이 노사갈등으로 생산이 전면 중단된 지 80일이 지나면서 자금상황이 급격히 악화돼 부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매출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어음 만기가 속속 도래하고 금융권의 대출금 상환 압박이 들어오면서 회사 존속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노사 양측이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보다는 공권력 투입과 불법 공장 점거 등 물리적 수단으로 일관하고 있다.

26일 갑을오토텍에 따르면 노조의 불법 공장 점거로 생산이 80일 동안 중단되면서 회사의 매출 손실액은 650억원을 넘어섰다.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인한 자금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 결제 금액의 일부에 대한 지급 기일을 간신히 연장했으나 다음달 만기도래 어음의 경우 정상 결제가 어려워 기일 연장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금융권 여신의 만기연장으로 기존 이자율의 2배 이상에 이르는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자금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갑을오토텍은 최근 우리은행과 농협·수출입은행으로부터 여신한도를 축소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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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오토텍 노조는 임단협이 난항을 겪자 파업과 함께 지난 7월8일부터 공장 점거에 나섰고 이에 사측은 같은 달 25일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이후 양측은 단 한번의 교섭도 없이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과 관리직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공권력 투입을 촉구하며 집회와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노조 역시 공장 불법 점거를 풀지 않고 직장 폐쇄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180여개에 이르는 협력업체 역시 부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법원이 갑을오토텍 사측에 단체교섭일을 지정해 매주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명령해 노사가 대화에 나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대전고등법원 제2민사부는 최근 갑을오토텍 사측이 항고한 ‘단체교섭응락가처분’ 결정에서 “사측은 교섭 대표 또는 교섭 대표권을 위임받은 사람을 포함해 교섭위원 6명 이상으로 매주 화·목요일 사업장 사무동 1층 교섭장소에서 ‘2015년 임금협약’에 관한 노조와 단체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이와 관련, 갑을오토텍 관계자는 “노조의 불법 공장 점거로 670명 임직원의 생계 터전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신속한 공권력 투입으로 최소한의 물량이라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법원의 교섭 재개 명령과 관련해 재항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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