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성공을 위한 단식투쟁?



일부 실리콘밸리 신생기업들이 생산성 제고를 위해 금식을 하고 있다. 스니커즈 초코바와 레드 불 음료보다 더 좋은 효과가 있을까?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 직원들은 정크 푸드와 탄산음료를 입에 달고 산다. 다량의 설탕과 카페인을 들이부어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야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습관이 몸에 붙은 탓이다.


8명의 직원을 둔 샌프란시스코 신생기업 누트로박스 Nootrobox의 전략은 아주 독특하다. 직원들이 모두 함께 월요일 저녁부터 수요일 아침까지 금식을 하는 것이다. 종교적 이유나 직원들을 괴롭히기 위해 절제하는 것이 아니다. 좀 더 예리한 인지 능력과 몸의 전체적인 건강을 유지함으로써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CEO 제프리 우 Geoffrey Woo는 자신이 겪은 금식 경험에 대해 “스님이 느끼는 감정을 알 것 같다. 바로 정신이 몸에서 분리돼 제약을 받지 않는 상태”라며 “금식을 통하면 명료함과 평온을 느끼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간헐적 단식-규칙적으로 16시간에서 며칠까지 금식을 한다-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새롭게 유행하고 있다(누트로박스의 사업은 기술업계에 유행하고 있는 생산성 제고 전략 중 하나인 ‘누트로픽스 nootropics’와도 잘 들어맞는다. 누트로픽스는 인지 능력 강화용 비타민과 처방약 등을 의미하는데, 누트로박스는 비타민이 풍부한 카페인 껌을 생산하고 있다).

CEO 제프리 우는 처음엔 금식이 힘들고 집중력에 방해가 됐다고 말했다. 참여 직원들은 물이나 커피는 마실 수 있다. 그러나 3주차가 되면 대부분은 먹는 것에 대한 환상에 더 이상 구애 받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팀원들이 금식에 돌입하자, 우는 ‘위 패스트 WeFast’ 라는 지원 팀을 만들었다. 이제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733명의 이용자들이 금식 후기, 식단,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 (food porn) 등을 슬랙 Slack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누트로박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마치 우울한 유머 같다”고 표현했다.

금식의 이점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로운 실험들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은 인지 능력과 건강에 도움이 되고 생쥐와 들쥐의 평균 수명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식 기간에는 우리 몸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글루코스를 사용하는 대신, 간에서 생산되는 대체 에너지원인 케톤을 이용한다. 볼티모어에 소재한 국립노화연구소의 신경과학 연구실(the Laboratory of Neurosciences at the National Institute on Aging) 실장 마크 맷슨 Mark Mattson 박사는 “케톤은 뇌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금식이 알츠하이머병과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들의 인지능력을 높여주는지 여부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맷슨 박사는 “음식을 섭취하지 않을 때 뇌 기능이 향상된다는 건 일리 있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금식하는 동안 신경망 활동과 몸의 에너지는 증가한다. 그 결과 우리 몸이 자양분을 샅샅이 뒤져 찾아낼 수 있다.

제프리 우는 자신만의 ‘비과학적 연구’를 진행했다. 팀원들에게 섭취한 음식과 정신 상태, 효율성을 앱과 생산성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록하도록 했다. 그는 “우리가 금식을 하는 화요일이 가장 생산성이 높은 날이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누트로박스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금식을 진행해 왔다(금식 기간 동안 직원들이 집에서 무엇을 하는지 확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아직까지 스니커즈 초코바 껍질이 쓰레기통에 몰래 버려졌다는 보고도 전무했다). 이런 금식 경험을 통해 직원들은 동지애를 느끼고 있다. 누트로박사의 사업개발부 책임자 개빈 뱅크스 Gavin Banks는 “일 이외에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며 “하루 종일 기분도 더 좋고, 정신이 말똥말똥하다. 오후 2시에 나른해지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선 금식이 끝나면 모든 직원들이 함께 아침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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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
직원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 생산성을 높여온 비정통적인 방법들을 살펴보자.






웃을 준비가 돼 있는가?
뉴욕에 소재한 광고회사 페퍼컴 Peppercomm은 간부들과 직원들에게 스탠드업 코미디를 배우게 한다. CEO 스티브 코디 Steve Cody는 “직원들이 자신감과 프레젠테이션 능력 외에도 생산성을 높이고 문화적 소양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성과를 얻을 듯하다. 2007년 미주리 대학교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유머 감각이 좋은 직원들은 생산성과 소통 능력이 좋았다. 회사의 일원이라는 생각도 더 강하게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리기 효과
오스틴 기업 내추럴 스택스 Natural Stacks에서 근무하는 7명의 직원들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거꾸로 매달린다. 기구를 이용해 물구나무를 서거나, 책상 위에 올라가서 벽에 발을 대고 거꾸로 서기도 한다. 천연 보충제를 만드는 이 회사의 ‘최적화 책임자(chief optimizer)’ 라이언 먼시 Ryan Munsey는 이에 대해 “뇌로 가는 혈액을 증가시켜 흐트러진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물구나무 서기는 최근의 트렌드가 아니다.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Igor Stravinsky도 악상이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물구나무를 섰다.






반려동물 활용
일본의 인터넷 솔루션업체 화레이 코퍼레이션 Ferray Corp.은 직원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소통을 장려하기 위해 ‘구조 고양이’ 9마리를 입양했다. 효과는 좋았다. 개를 이용해도 똑같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지니아 코먼웰스 대학교 연구원들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에 반려견을 데려온 직원들은 스트레스가 적고, 높은 직무 만족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업무 맞바꾸기
더뮤즈닷컴 TheMuse.com의 직원 90명은 일을 하다가 장애에 부딪칠 경우, 가장 질질 끌어왔던 업무를 다른 동료와 맞바꾼다. 어려운 일을 협력해 해치우는 ‘TTS(Things That Suck)’라는 한 모임에서 이 방법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감각 차단하기
애리조나 주 템피에 위치한 피라나 마케팅 Piranha Marketing의 사장 조 폴리시 Joe Polish는 8명의 직원들에게 사내에 있는 ‘감각 차단’ 통에 몸을 담그라고 제안을 하고 있다. 온수와 1,000 파운드의 사리염으로 가득 찬 이 통에 몸을 담그는 직원들은 정신이 맑아지고, 집중력이 높아지며, 몸도 편안한 상태가 된다고 말한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벤자민 프랭클린처럼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은 ‘풍욕’을 즐겼다. 몸에 아무 옷도 걸치지 않은 채 1시간 동안 책을 읽고 글을 썼다(다행히 그는 이 ‘풍욕’을 혼자 즐겼다). 영국의 디자인 및 마케팅 회사 원베스트웨이 onebestway는 이 사실에서 착안해 지난 2009년 매출이 떨어지자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나체 파티를 열었다. 이 행사는 하나의 분명한 성과를 올렸다: 수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TV 프로그램 네이키드 오피스 Naked Office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Jennifer Alsever

By Jenniger Als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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