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25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한지 한 달이 지났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책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보다는 공급이 줄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강남 재건축을 필두로 서울아파트값은 오히려 오름세가 가팔라졌고,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국지적 상승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매매가 상승률은 0.35%로 지난 2006년 12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높였다. 가격이 급등한 탓에 거래는 줄었지만 한두 건의 거래와 매물부족이 매매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자치구별로는 △서초(0.54%) △송파(0.51%) △강남(0.48%) △강동(0.48%) △강서(0.47%) △양천(0.46%) △도봉(0.35%) △노원(0.33%) 순으로 매매가가 상승했다. 서초는 반포동 신반포(한신3차), 잠원동 한신2차 등이 2,000만원-5,000만원 가량 올랐다. 신규분양(반포동 아크로리버뷰, 잠원동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일대 재건축 아파트값이 연일 강세다.
송파는 잠실동 주공5단지,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 등이 1,000만원-8,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출시됐던 매물이 한두 건 비싸게 팔리면서 매매가격이 껑충 뛰었다. 강남은 개포동 주공고층7단지, 대치동 은마 등이 1,000만원-4,000만원 가량 올랐다.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중소형 아파트 투자수요와 실입주 수요가 지속되면서 전주보다 오름폭이 확대돼 각각 0.12%, 0.10% 상승했다. △위례(0.24%) △일산(0.17%) △평촌(0.16%) △분당(0.14%) △파주운정(0.14%) 순으로 올랐다. 위례는 매도인들이 매물을 걷어들이며 매도자 우위시장을 보이고 있다.
경기·인천은 △성남(0.36%) △안양(0.36%) △광명(0.24%) △의왕(0.19%) △인천(0.12%) △고양(0.12%) △김포(0.11%) △시흥(0.09%) △평택(0.09%) △화성(0.09%) 순으로 상승했다. 성남은 재건축 이주가 진행 중인 신흥동 주공의 매매거래가 활발하고, 안양은 박달실리콘밸리 조성 사업이 본격 추진되는 등 호재로 매매 문의가 늘었다.
부동산114 함영진 센터장은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집단대출 시 소득확인이 내달부터 조기 시행되고 정부가 직접적인 규제를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수도권 집값이 고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매수자들은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리스크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