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새누리 비대위, 이정현 대표 병원 이송 논의

4시 회의서…조원진 최고위원 "이 대표는 완강 거부.. 정 의장 입장 변화 있어야"

김재원 정무수석 “강제로라도 병원 옮겨야”, 팔 주무르며 “고집 그만 피우시라”

2일 오후 국회에서 단식 일주일을 맞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방문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강하게 얘기하고 있다. /사진=새누리당2일 오후 국회에서 단식 일주일을 맞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방문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강하게 얘기하고 있다. /사진=새누리당




새누리당이 2일 오후 4시 ‘정세균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일주일째 단식중인 이정현 대표의 병원 이송을 논의키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달 26일 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본회의 통과와 그 과정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이유로 단식에 들어간 이정현 대표는 단식 후유증으로 거동과 대화가 불편할 정도로 활력이 떨어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원진 최고위원은 ‘비대위에서 이 대표 병원 이송에 대해 공식논의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결정된 게 없고, 협의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다만 “오전에도 병원에 가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이 대표가) 워낙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며 “정세균 의장의 입장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을 이틀 만에 다시 방문해 일주일 째 단식 중인 이정현 대표를 약 7분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정무수석은 주위에 배석한 당직자들에게 “이러다가 정말 사고난다”며 “강제로라도 (이 대표를 병원으로) 옮기시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에게도 “고집 좀 그만 피우시라”고 했지만, 이 대표는 자리에 누운 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 수석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의 단식으로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많은 지적이 있어서 왔다”면서 “속히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참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을 물은 데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당에서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 존중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국정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여러모로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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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대표는 단식을 중단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게 그를 접촉한 의원들의 전언이다.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초선 의원들이 병원에 가시라고 그렇게 요청했는데도 전혀 답을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인위적으로 병원에 옮겨야 하는 게 아니냐 하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한때 이 대표의 양친인 이재주(86) 옹과 장귀옥(82) 여사는 이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거주지인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관암촌에서 곡기를 끊고 아들과 함께 단식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지만 와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과 이 대표 측은 이 대표의 부모도 함께 단식에 들어갔다고 밝혔다가 “다소 와전된 것 같다”고 번복했다.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순이 되어가는 이 대표의 부모가 곡기를 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도 “정확한 일시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대표의 단식이 뉴스를 통해 알려진 뒤 곡기를 끊으신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 대표의 부모는 “단식은 아니고 자식이 굶고 있으니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걱정돼서 식사도 제대로 못 한다’는 부모님 주변 분들의 얘기가 단식으로 와전된 것 같다”며 “단식은 아니다”라고 바로잡았다.

누리당은 이날 오후 4시 비대위 회의에 이어 오후 5시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잇따라 개최하며 이 대표 병원 이송 문제와 정 의장 사퇴 투쟁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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