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기업에 대한 은행의 원화 대출은 지난 8월 20일 현재 164조3,047억원으로 7월 말보다 48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기업 대출은 지난 4월 2조원 이상 늘어나기도 했지만 3월과 5월, 6월 등엔 감소세를 보였다.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금 역시 지난 4월 4조7,000억원 가량 늘었으나 8월에는 증가액이 1조9,000억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기업이 금융시장에서 증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직접금융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주식 발행규모는 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회사채와 CP는 각각 1조6,000억원어치가 순상환됐다.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줄이는 이유는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투자를 줄이는 데다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재무구조 개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이처럼 투자를 줄이면서 생산부문이 급격히 위축되고 금융권의 가계대출 쏠림현상이 심해줄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한국은행의 한 금융통화위원은 “가계와 기업신용 순환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신용순환이 하강국면에 진입하면서 생산부문에 대한 중개기능이 약화되고 있으며 신용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왜곡돼 잠재적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