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규모 성매매집결지로 유명했던 부산 ‘포프로마치(뽀뿌라마치)’가 문화복합형 마을로 확 바뀐다. 집창촌이라는 부정적 인식때문에 오랫동안 주변 생활권과 단절됐던 이곳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새로운 주거 대안 마련하고 공동체 의식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4일 부산 사상구에 따르면 감전동 105-11번지 일원((2만9,067㎡) 속칭 ‘포프로마치’를 ‘문화복합형 주거환경관리사업’ 으로 지정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구는 이달 중에 용역을 마무리하고 다음달에 부산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포플러 나무가 많아 ‘포플러 마을’로 불린 이곳은 밤만 되면 붉은 등이 켜지는 집창촌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 일대가 1970년대 공단으로 급성장하자 성매매 등 유흥업소가 하나 둘씩 늘더니 한창때는 200곳에 달할 정도로 성황을 이뤄 ‘포프로마치’라고 불렸다. 하지만 지금은 공단이 쇠퇴하고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이제는 노후·불량 건축물만 밀집한 지역으로 쇠락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주택재개발구역에서도 해제되면서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상구는 2017년까지 국·시비 등 총 32억원을 투입해 주민 공동체를 회복하고 문화를 접목한 공공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내부 계획을 세웠다. 구는 이곳에 1980년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마을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업소 건물을 매입해 지역 주민과 외부 방문객이 공유할 수 있는 거점시설인 ‘포푸라 다방’을 만들고 복고양식의 건축 리모델링도 추진한다.
또 어둡고 불량했던 골목은 80년대 당시 이 지역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한 문화예술 작가들이 참여해 전시·기획하는 특화거리인 ‘포푸라맞이길’로 만들기로 했다. 유동인구를 늘려 상가를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구의 대표 야식 거리인 ‘북성로 연탄불고기거리’처럼 ‘포푸라맞이 거리’도 조성한다. 이를 위해 건물과 낡은 간판 등을 복고양식으로 탈바꿈시킨 뒤 주민협의체 내 플리마켓(벼룩시장)운영팀을 만들어 먹거리 거리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 밖에 긴급차량의 통행을 위해 민간주차장을 매입해 공용주차장으로 조성하고 여성안심귀갓길도 만들어 주거 환경을 쾌적하게 개선한다.
부산 사상구 관계자는 “과거 부정적 인식의 기억과 역사가 있었다는 이유로 오랜 시간 동안 도시의 한 축을 이뤘던 공간과 장소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이제는 이 마을의 기억, 상처들을 돌보고, 쓰다듬어 마을의 아름다운 상징인 ‘포플러’ 마을의 이미지를 되찾아 지역 이미지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