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국내 1위의 롯데면세점은 이번 특허전을 통해 월드타워점의 부활을 기대한다. 연말 123층 롯데월드타워 개관과 더불어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이전하며 ‘강남시대’를 맞이할 예정인 가운데 핵심인 사업권을 반드시 획득해 유통·레저업 차세대 50년의 장기 구상을 마련한다는 각오다.
롯데는 보세구역 관리 역량, 운영인 경영 능력, 관광 인프라, 경제·사회 발전, 사회 환원 등 관광 및 면세 활성화를 위한 이번 심사 기준을 적용할 경우 가장 우수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특히 연말 롯데월드타워 개관 시 롯데월드몰 애비뉴엘 7~8층에 위치한 약 1만7,542㎡(5,300평)의 면세점을 롯데월드타워 건물로 약 1만㎡(3,000평)가량 확장할 수 있어 국내 최대 규모의 시내면세점을 구현, 명실공히 국내 1위 면세점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세운다.
올 초 최신원 회장의 취임 이래 공격경영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SK네트웍스는 이날 신청서 제출 즉시 면세점을 포함한 워커힐호텔의 미래형 리조트화를 골자로 7,000억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싱가포르의 상징이 된 마리나베이샌즈호텔처럼 2년 내 170m의 인피니트풀을 보유한 3만9,670㎡(1만2,000평) 규모의 리조트 스파를 완공, 국내 VIP 휴양관광의 대명사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SK워커힐면세점은 1만8,224㎡(5,513평) 규모로 영업 종료 전보다 2배 이상 확장된다. 향후 5년간 워커힐면세점과 호텔에 6,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으로 지난해 면세점 확장공사 비용을 더할 경우 총투자금액은 7,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SK네트웍스는 오는 2021년 연간 75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총 1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HDC신라는 삼성그룹의 정보기술(IT) 신기술을 십분 체험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디지털 면세점을 꾸며 지난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를 정조준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용산에 첫 면세점을 오픈한 HDC신라는 15층 규모의 삼성동 코엑스 인근 아이파크타워의 1~6층 1만3,000㎡(3,933평)를 면세점으로 조성, 삼성그룹과 협업해 ‘IT 융복합 체험형 면세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5세대 통신을 활용한 융합현실(MR) 기술, 삼성SDS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활용 머신러닝 기술 등이 매장에 접목된다.
신세계는 반포 센트럴시티 중앙부 4개 층에 약 1만3,500㎡(4,100평) 규모로 면세점을 마련, 호텔·백화점·극장·레스토랑 등 쇼핑·관광 인프라를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도심형 쇼핑 테마파크’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중앙 면세점을 중심으로 백화점과 식음료 거리인 파미에스테이션, 패션몰 파미에스트리트, 호텔, 극장, 호남선 고속버스터미널 등이 자유롭게 연결된다. 최근 경기 하남에 유통과 레저를 접목한 유통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을 선보이며 주목받은 데 이어 유통업의 노하우를 면세점에도 발휘해 최적의 쇼핑·휴식공간을 제안할 계획이다.
칠전팔기의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랜 유통 역량을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 강남권의 핵심 면세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에 총 1만4,005㎡(4,243평) 규모로 입점하며 면세물류에 강점을 지닌 일본 도시바와 IT 물류 시스템 운영을 위해 협약하는 등 시스템 완비도 마쳤다. 인천 지역에 보세물류창고도 확보했으며 총 459대의 주차공간을 마련하는 등 관련 인프라도 정비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픈 1년 내 7,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수 있다는 게 현대의 자신감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면세지형이 서울 강북에서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갖춘 강남으로 확대되며 한국 재방문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서울 시내면세점이 13개로 늘어나게 되는 만큼 특허 만료 이후의 출구전략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원·박윤선기자 heew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