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54개월째 흑자를 이어갔지만 규모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등 일반기계류 장비 수입이 대폭 늘어나며 수입이 2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상품과 서비스 등을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는 55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013년 3월 이후 54개월 연속 흑자를 내면서 최장 흑자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6월 120억6,000만달러에서 7월 86억7,000만달러로 줄어든 데 이어 두 달 연속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8월 상품수지 흑자는 73억달러로 7월(107억8,000만달러)보다 34억8,000만달러 줄어 지난해 2월(70억2,000만달러)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소 규모를 나타냈다. 수출은 지난해 8월보다 3.0% 줄어든 417억달러, 수입은 0.6% 늘어난 344억달러로 파악됐다. 특히 수입이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증가한 것은 2014년 9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입에서 유가 하락의 영향이 줄고 있고 수입물량 자체도 반도체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 수출액(통관기준)을 보면 석유제품이 20억5,000만달러로 26.4% 급감했다. 또 디스플레이패널이 13억7,000만달러로 20.7% 줄었다. 승용차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4.6% 줄어든 20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원유·가스 등 원자재는 5.2% 감소했지만 기계류·정밀기기 등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5.9%, 7.8% 늘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7월 15억3,000만달러에서 8월 14억5,000만달러로 소폭 줄었다. 여행수지는 12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여행 증가 등에 따른 여행수지 지급액은 28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