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문재인 빨라진 대권행보...대규모 싱크탱크 발족

조윤제·한완상·박승 등 500여명 교수 참여, 1,000여명으로 확대 계획

사무실 구입 완료 빠르면 10월 말 발족

이제민 이무원 등 중도 성향 교수 참여 "중도보수 공략"

내일 '정책공간 국민성장' 창립 준비 심포

서울 2곳에 사무실...예비 대선캠프도 가동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00여 명의 교수가 참여하는 매머드급 싱크탱크를 발족한다. 지난 2012년 대선 후보 당시 1,000여 명의 대학 교수로부터 지지 선언을 받았던 문 전 대표는 대선 후보로 누렸던 기존 인맥을 활용해 경쟁주자들보다 무게감이 다른 대권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문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인근에 두 개의 사무실을 내고 전·현직 의원들과 함께 캠프 구성 논의도 활발히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와 가까운 김경수 더민주 의원은 4일 “문 전 대표와 뜻을 함께하는 분들의 자발적 정책 싱크탱크인 가칭 ‘정책공간 국민성장’이 6일 창립 준비 심포지엄을 갖고 본격적인 출범준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미 사무실까지 갖춰진 상태”라며 “이르면 10월 말, 늦어도 11월 초에는 발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크탱크 총괄 소장으로는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맡는다. 조 교수는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한 인물이다. 또 교육부총리를 지내고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캠프에 합류했던 한완상 전 한성대 총장이 상임고문을, 원로 경제학자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자문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와 함께 40여 명의 전직 총장급과 원로 학자들이 자문위원에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의원은 “조윤제 소장은 경제학계의 대표적인 중도 주류 경제학자이고 서울대 김현철 교수 역시 그동안 진보진영 싱크탱크와는 거리를 둬왔던 분”이라며 “진보 경제학자들과 주류 경제학자들이 함께 모여 ‘대한민국 경제의 근본 해법과 비전’을 찾아나가는 싱크탱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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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서울대 교수의 경우 문 전 대표가 추석 연휴 내내 김 교수가 집필한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저성장시대, 기적의 생존전략’을 읽었다고 밝히며 캠프 합류가 예고된 바 있다. 싱크탱크 부소장은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연구위원장은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이 맡는다. 최정표(건대 경제학과), 조흥식(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원광연(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대 원장), 정순관(순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분과위원장으로 참여한다. 김현철(서울대 국제대학원), 최종건(연세대 정외과), 김용기(아주대 경영학과), 이무원(연세대 경영대) 교수 등 4-50대 소장 학자들도 미래일자리 추진단 등 추진단장을 맡기로 했다.

참여 인사의 면면을 보면 진보진영이나 정치권에 거리를 뒀던 교수들도 참여했다. 이무원 연세대 경영대 교수를 비롯해 이제민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영일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등이다. 이는 중도보수 진영의 교수들도 포함 시켜 중도층과 합리적인 보수층을 적극 끌어 안겠다는 전략이다. 김경수 의원은 “싱크탱크 명칭에 ‘국민성장’이 포함된 까닭은 경제성장과 경제민주화라는 대한민국 경제의 두가지 과제를 ‘국민성장’이라는 해법을 통해 모색해나간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싱크탱크 발족 규모는 500여 명이지만 1,000명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게획이다. 조대협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통화에서 “참여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들을 배제할 수 없지 않겠느냐”며 “발족식을 거치고 나서 강연도 하면서 인원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IT나 문화체육 등 일반 전문가들도 싱크탱크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 구성 시기를 보면 대권 행보의 속도가 2012년과 비교해 빨라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12년에는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담쟁이 포럼’이 대선 7개월 전에 꾸려진 바 있다. 아울러 문 전 대표는 예비 대선 캠프를 일찌감치 구성해 활동한 것으로 서울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밝혀졌다. 여의도와 마포 일대 두 곳의 사무실이 마련됐고 전병헌 전 의원 등 전직 의원과 김경수 의원 등 현직 의원이 사무실에 들러 캠프 구성과 대선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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