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직접 설계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삼성과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에 주력했던 구글이 하드웨어 영역에도 본격적으로 손을 뻗겠다는 의미로 애플·삼성과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고 스마트폰 ‘픽셀·펙셀XL’을 선보였다.
픽셀폰은 공개 전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픽셀은 구글이 직접 설계·제작까지 관여한 제품으로 ‘진정한 구글폰’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처럼 조립 및 생산만 외부 업체(HTC)에 맡긴다.
구글은 그동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제조사들에 안드로이드OS 등 소프트웨어를 공개하고 ‘넥서스’로 불리는 제품을 공동 제작해왔다. 국내 제조사 중에서는 LG전자가 적극 협력해왔다. 그러나 구글이 외부 제조사 도움없이 직접 스마트폰을 설계하고 제작하면서 제조사들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픽셀과 픽셀XL은 각각 5인치와 5.5인치 화면을 적용했고, 모두 최신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 7.1(일명 ‘누가’)를 탑재했다. 스냅드래곤821 프로세서, 4GB 램(RAM), 32GB와 128GB 내장메모리, 1,230만화소(후면 )·800만화서(전면) 카메라 등을 갖췄다.
가격은 픽셀 32GB가 649.99달러(약 73만원), 픽셀XL 32GB는 769.99달러(약 86만원)다. 애플의 ‘아이폰7’(649달러), ‘아이폰7플러스’(769달러)와 각각 동일하다.
구글은 이날 스마트폰 외에 ‘구글 홈’(인공지능 음성인식 스피커)·‘크롬캐스트 울트라’(4K 전송 기능을 갖춘 스트리밍 기기 )· ‘구글 와이파이’(유무선 공유기)·‘데이드림 뷰’(가상현실 헤드셋) 등도 공개했다.
구글홈은 가정용 인공지능 비서로 구글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와 각종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크롬캐스트 울트라는 스마트폰 화면을 TV 화면으로 전송해주는 크롬캐스트 신제품이며, 구글 와이파이는 새로운 유·무선 공유기다. 데이드림 뷰는 구글이 처음 선보이는 가상현실(VR) 체험기기로 삼성전자·오큘러스의 경쟁상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구글이 하드웨어로 사업을 본격 확장하면서 글로벌 IT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제품 공개 후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구글이 구글폰을 비롯한 자체 하드웨어를 만들었다”며 “처음으로 애플과 맞대결에 임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