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 The View] "글로벌 성장 전망 여전히 어두워...경기 방어주에 강한 확신"

탈립 셰이크 JP모간자산운용 멀티에셋솔루션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헬스케어 등 경기 방어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반대로 유럽의 에너지 종목 등 성장주를 팔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여전히 낮을 것이란 전망을 기반으로 글로벌·지역 경제 성장률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기업을 선호한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경제와 서면인터뷰를 통해 “경기방어 업종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며 “경기 방어주는 강력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배당이 높고 저인플레이션 환경에서 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셰이크 매니저가 운용하는 ‘JP모간글로벌매크로’는 국내에도 1,108억원 규모로 설정돼 있다. 이 펀드는 유럽(31%, 영국 제외), 북미(19%), 일본(18%), 아시아(15%, 일본 제외), 신흥국(8%)에 골고루 투자하고 있으며 주식과 채권·환 투자의 비중이 각각 44%, 13%, 18%에 이른다.

저성장 전망이 펀드 운용의 중심축을 맡고 있는 가운데 연말까지의 주요 이벤트는 미국의 대선과 금리 인상이다. 미국 대선과 관련해 셰이크는 전문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40% 안팎이라는 도박 전문가들의 관측에 동의하지만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거두고 공화당이 상원이나 하원 중 적어도 하나를 유지한다는 것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는 극도로 어렵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셰이크 매니저는 “역사적으로 미국 대선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작아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했지만 정치적 이벤트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변동성 강화에 대비한 매수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대선 전에는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기업들이 고용·투자를 연기하면서 리스크 회피 추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한 것이다.

환 투자에도 대선과 금리 인상의 영향을 미리 반영했다. JP모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2월께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여기에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그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인해 달러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에, 캐나다 달러·한국 원화 등을 매도하고 달러를 사들였다는 이야기다.

셰이크 매니저는 신흥국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JP모간의 글로벌매크로 팀은 저성장, 높은 부채, 낮은 원자재 가격 등을 근거로 신흥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신흥국의 경제 성장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데다 중국까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유가 하락 압력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JP모간 글로벌매크로 펀드의 수익률은 -1.16%로 다소 부진한 편이다. 이와 관련해 셰이크 매니저는 “브렉시트 이후 7, 8월 장세에선 성장주, 경기순환 업종이 경기 방어주보다 2배 이상 우수한 성과를 냈다”며 “경기 방어주를 사고 성장주를 파는 JP모간의 전략과는 다소 상충돼 펀드 수익률이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JP모간글로벌매크로의 포트폴리오는 거시경제의 추세와 시장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투자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장 환경에서 중장기적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룩셈부르크에 설정된 JP모간글로벌매크로의 모펀드는 지난 3년 동안 약 3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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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221조원 주무르는 멀티에셋솔루션팀 진두지휘

탈립 셰이크 JP모간자산운용 멀티에셋솔루션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JP모간에 입사한 1998년부터 파생상품 포트폴리오를 운용했다. 2002년부터는 혼합형-전술적 자산배분 계정을 운용하고 있다. 현재는 글로벌 매크로 포트폴리오, 혼합형 포트폴리오, 인컴 포트폴리오의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그가 속한 멀티에셋솔루션팀은 전 세계적으로 약 1,940억 달러(221조원·4월 기준)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셰이크 매니저는 영국 뉴캐슬대학교에서 농경학 학사와 국제마케팅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을 갖고 있다. /유주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