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日 PC까지 삼키는 차이나머니...레노버, 후지쓰 인수 추진

합작회사 설립 방식 논의

성사 땐 日 점유율 40%

PC 독보적 1위기업 탄생

후지쓰는 IT서비스에 집중

亞가전시장 中중심 재편 예고







세계 최대 개인용컴퓨터(PC) 제조 업체인 중국 레노버가 일본 내 최대 경쟁사인 후지쓰의 PC 사업 부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 가전 업체 메이디가 도시바의 백색가전 사업을 사들인 가운데 이번 인수합병(M&A)까지 성사될 경우 아시아 가전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입지는 크게 위축되는 한편 중국이 중심이 된 시장 재편이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레노버가 후지쓰의 PC 사업을 인수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인수 조건을 위한 논의를 후지쓰와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M&A는 레노버가 후지쓰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지분의 절반 이상을 출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후지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 건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인수 논의를 이달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레노버와 후지쓰는 지난해 일본 PC 시장에서 각각 26.3%와 16.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2위를 기록한 업체들로 두 회사가 설립할 합작사는 일본 시장 점유율 40%를 웃도는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탄생하게 된다.

관련기사



후지쓰가 PC 사업 매각을 추진하게 된 것은 PC 시장의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중국·대만 등의 저가 공세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 년 전만 해도 연간 1,500만대 규모에 달했던 일본 PC 시장은 지난해까지 1,000만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소비자 수요가 이동하면서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2011년 NEC와 손을 잡은 레노버가 시장 선두를 달리며 세력을 확대하자 후지쓰는 레노버에 PC 사업을 넘기는 대신 주력인 정보기술(IT) 서비스 사업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후지쓰는 도시바 PC사업부, 소니로부터 분사한 바이오(VAIO)와의 통합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불발됐다.

레노버는 세계 최대인 사업 규모를 바탕으로 부품 조달과 제조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레노버가 후지쓰와의 통합 후 앞서 2011년 설립한 NEC레노버와의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세계 가전 시장을 호령했던 일본 업체들이 줄줄이 차이나머니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면서 아시아 가전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에는 중국 가전 업체 메이디가 도시바의 백색가전 사업 부문을 인수했으며 대만 폭스콘도 8월 초 35억달러에 샤프 인수작업을 마무리한 바 있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가전 시장에서 속속 모습을 감추고 있다. 일본 PC 시장의 경우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외국계 기업이 80%를 점령하게 되며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60%를 외국계가 차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들이 중국·한국·대만 등이 강세를 보이는 하드웨어 사업에서 발을 빼 IT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역량을 모아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