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語라?]터미널이 Termimal…엉터리 많은 외국어 표지판

같은말 반복·단순 오탈자 등

서울시 점검, 343건 오류 발견

제 역할커녕 관광객 혼란만 가중

대학로를 알리는 중국어 표기가 잘못된 사례. /사진제공=서울시대학로를 알리는 중국어 표기가 잘못된 사례.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역의 일본어 표기가 바르지 못한 사례. /사진제공=서울시서울역의 일본어 표기가 바르지 못한 사례. /사진제공=서울시


터미널(Terminal)이 Termimal로 잘못 표기된 사례. /사진제공=서울시터미널(Terminal)이 Termimal로 잘못 표기된 사례. /사진제공=서울시


서울 시내 한 보행자 안내 표지판에는 서 있는 자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대학로 거리’에 진입할 수 있다는 안내가 각각 한국어·영어·중국어로 표기돼 있다. 대학로의 ‘로(路)’와 ‘거리’ 모두 ‘길’을 나타내는 똑같은 말임에도 반복돼 쓰여있다. 문제는 관광객 편의를 위해 기록해뒀다는 중국어 표현 역시 한국어 표지판에 나타난 동의어 반복을 그대로 바꿔 ‘大學路距離(다쉐루쥐리)’라 표현돼 있다는 점. ‘距離(쥐리)’라는 표현은 가령 A와 B 사이 간격을 나타내는 말로 여기에서는 적합한 표현이 아니다. 대학로는 ‘大學路(다쉐루)’로 표기해야 이곳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에게 제대로 된 안내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관광객이 즐겨 찾는 서울 곳곳에는 엉터리 외국어 표시판이 버젓이 걸려 있다. 서울시는 제 역할은커녕 외국인 관광객에게 되레 혼란만 가중시키는 외국어 안내 표지판을 바로잡기 위해 대대적 점검에 나섰다.


시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외국어 표기 표지판 바로잡기 시민참여 캠페인을 벌였다. 같은 기간 연세어학당 유학생을 주축으로 한 80명의 영어·중국어·일어 현장점검단을 꾸려 ‘오기 표지판’ 집중 점검도 동시에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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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따르면 2주간의 집중 점검에서 총 343건의 오류가 발견됐다. 시민캠페인에서 영어 107건, 중국어 2건 등 총 109건의 표기 오류 사례가 접수됐고 외국인 현장점검단을 통해 영어 66건, 중국어 100건, 일어 68건 등 총 234건의 오류가 발견됐다.

오류 표기는 가령 종착역을 뜻하는 터미널을 ‘Terminal’이 아닌 ‘Termimal’로 표현하는 등 어이없는 단순 오탈자가 많았다. 원어민 어느 누구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단어 나열만 해서 표지판으로서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가령 서울역 9-1번 출입구 표지판에는 일본어 가타카나로 ‘서울요쿠(ソウルヨク)’라 쓰여 있다. 본래는 고유 지명인 ‘서울’만 ‘ソウル’로 표기, ‘역’은 한자 ‘역’으로 표현하는 게 맞다.

서울시는 이번에 접수된 외국어 표기 사례를 총 32명의 영어·중국어·일본어 언어학자와 원어민으로 구성된 ‘외국어 표기자문단’의 의견을 받아 바꿔나갈 계획이다. 서울시 관광사업과 관계자는 “작은 오류는 해당 부서와 자치구에 통보해 바로 정비하고 예산이 필요하면 2017년도 예산에 반영해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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