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선방]고가·중저가폰 아우른 삼성 전략 위기서 빛나..."4분기 8조 간다"

반도체·디스플레이서

4조 넘어서는 영업익

중저가폰 판매 힘입어

IM부문도 2조5,000억

노트7 판매 회복되면

4분기도 호조 가능성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3·4분기에 4조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쇼크’를 겪었다. 2013년 3·4분기에 10조원이 넘던 영업이익이 1년 만에 반토막 난 것이다. 그러자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완성품부터 부품까지, 고가부터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모두 손대는 전략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대규모 리콜 사태에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면서 삼성의 저력을 증명했다.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3·4분기 잠정 영업이익(7조8,000억원)은 당초 7조원 초·중반대로 예상했던 업계의 전망을 크게 웃돈다. 전문가들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문제로 전 세계에서 다발적으로 진행한 리콜 때문에 영업이익이 최소 1조원가량 줄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을 무색하게 하는 실적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성장해 리콜 비용을 대부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부품(DS) 부문이 4조~4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탁기·냉장고·TV 등 생활가전(CE) 부문도 7,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에 올라 있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는 상반기 내내 계속된 공급과잉 현상이 하반기 들어 해소되면서 가격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야심 차게 내놓은 갤럭시노트7이 리콜 사태로 당초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기존에 출시된 중저가 스마트 기기가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도 2조5,0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4조3,200억원에 달했던 올 2·4분기와 비교하면 30~40%나 감소한 것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4,000억원 수준을 유지한 셈이다.


이 같은 실적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삼성전자의 오랜 전략이 통한 결과로 풀이된다. 완성품과 부품, 고가와 중저가 제품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갤럭시노트7 리콜이라는 대형 악재를 뛰어넘는 발판이 된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처럼 한두 가지 고가 제품에 집중했다면 호황기에 막대한 이익을 올리는 효과도 있지만 대형 악재 한 번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며 “부품과 완성품,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 제품을 갖춘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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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악재를 딛고 저력을 발휘하면서 4·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공급 대비 수요 증가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품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전 세계 가전 시장의 연말 특수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벌써 삼성전자가 2·4분기에 기록한 8조원대 영업이익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8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려면 관건은 역시 갤럭시노트7이다. 홍채인식 같은 혁신 기술을 적용한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을 교환하는 절차는 상당 부분 마무리됐고 이제부터 판매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갤럭시노트7 판매가 출시 초기처럼 되살아난다면 8조원을 뛰어넘는 영업이익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폰 이후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삼성전자의 행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조이언트’와 고급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잇따라 사들인 데 이어 최근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는 신생기업 ‘비브’도 인수하는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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