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긴축발작 우려' 진화 나선 구로다·드라기

나란히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때까진 완화 정책 고수" 강조

구로다 BOJ총재 "80조엔 규모 국채 매입 당분간 유지할 것"

드라기 ECB총재도 내년 3월종료 앞둔 채권 매입 연장 시사

일부선 "돈풀기 계속될수 없어…과잉 유동성 적극 대응 나서야"



글로벌 금융시장이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앙은행 수장들이 직접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비정상적 통화정책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필요하면 장기금리를 0% 아래로 낮출 수도 있다”며 “또 장단기 금리를 모두 낮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BOJ는 지난달 장단기 금리를 별도로 관리하는 새로운 정책 틀을 도입하면서 단기금리인 기준금리를 -0.1%로 유지하되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를 0% 수준으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구로다 총재는 같은 날 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강연에서는 “BOJ의 대차대조표 확대 추이가 지금까지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80조엔에 이르는 국채 매입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이 2%를 넘어 안정화될 때까지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취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이날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인플레이션은 오는 2017년 회복돼 2018년까지 2%에 가까운 수준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ECB 통화정책의 강력한 지지가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내년 3월 종료될 예정인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ECB는 지난해 3월부터 월 600억유로, 올해 4월부터는 월 800억유로 규모로 국채 및 회사채 매입을 시행하고 있으며 내년 3월 프로그램 종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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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나란히 나온 두 총재의 발언은 BOJ와 ECB가 조만간 테이퍼링(점진적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를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은행들의 재무건전성 위기와 중앙은행이 매입 가능한 채권이 고갈되는 현상으로 기존 통화정책 유지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최근 시장에서는 두 중앙은행의 테이퍼링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


만약 두 중앙은행의 돈 풀기가 중단될 경우 세계 채권 및 외환시장은 지난 2013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 돌입을 시사했을 당시처럼 큰 폭으로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의 정보에 따르면 2013년 5월 1.66%로 출발했던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7월 2.73%까지 급등했으며 테이퍼링이 시작된 12월에는 3.04%까지 올랐다. 아울러 달러화 가치가 크게 상승하고 달러캐리 트레이드가 막을 내리면서 신흥국 경제는 급격한 자금유출로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돈 풀기가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며 과잉 유동성 공급에 대한 경계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8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ECB의 정책이 은행의 이익을 쥐어짜 중기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며 “(팽창적) 통화정책은 부용으로 인해 한계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이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이제는 민간 및 공공 부문의 과도한 부채와 중앙은행을 통한 과잉 유동성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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