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오바마, 미얀마에 통큰 선물 안겼다

美, 미얀마 경제제재 공식 해제

미얀마 27년만에 무관세 美 수출

내달부터 5,000개 품목 달할 듯

]미국이 미얀마에 ‘무관세 혜택’이라는 통 큰 선물을 안겼다. 대대적인 경제협력을 통해 미얀마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에 따라 미얀마는 27년 만에 자국 제품을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얀마에 대한 관세혜택 부활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명령과 관련해 미 의회에 보낸 편지에서 “‘버마’의 변화로 인해 미국은 더 이상 자산동결과 같은 제재를 유지할 안보적·외교정책적 이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과거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가 자신들의 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미얀마로 국적을 바꿨다는 이유로 여전히 공식 문서에 미얀마 대신 ‘버마’라는 옛 국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현재 실질적 최고 통치자인 아웅산 수지 외무장관이 지난달 14일 미국을 방문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과 합의한 내용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과 수지 장관은 미얀마의 정권교체에 대해 “두드러진 변화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미얀마 군부가 1988년 민주화 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자 이듬해인 1989년 미얀마를 일반특혜관세제도(GSP) 대상국에서 제외했다. GSP는 개발도상국에 상대적으로 낮은 특혜 관세를 적용하는 제도를 일컫는다. 이번 조치에는 미얀마를 GSP에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됐으며 미얀마는 다음달 13일부터 5,000여개 품목을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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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아시아 회귀정책의 일환으로 미얀마 국내 정치에 깊숙이 관여해 정권교체를 유도했으며 이번 경제제재 해제도 이 같은 정책의 하나로 풀이된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미얀마 군부와 연관된 군 소유 기업 및 관료들에 대한 기존 제재는 유지했다. 미 재무부는 5월 미얀마 국영기업 7곳과 국영은행 3곳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군부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거부 스티븐 로가 운영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특별지정제재대상(SDV)에 추가하는 등 오히려 제재를 강화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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