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 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유 경제부총리는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환시 개입 공개요건을 충족하는 데 문제가 없으며 TPP에 가입한 뒤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TPP는 개입 내역 공개를 가입의 전제조건 격으로 내걸고 있다. 우리는 한 방향으로,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아 공개하는 데 문제가 없으므로 추후 TPP 가입 시 공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유 부총리는 “당장 공개하기에는 시장의 오해를 불러올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올 2월 한국을 제외한 미국·일본 등 12개국은 TPP 타결 서명을 마치고 각국 의회 비준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대선(11월8일) 이후 TPP의 자국 의회 비준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도 연내 의회 비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미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TPP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비준은 안갯속에 싸여 있다. TPP에 ‘관심 표명’을 한 우리 정부는 미 대선 이후 각국의 TPP 비준 움직임을 살펴본 후 공식 ‘참여 선언’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유 부총리가 환시 개입 내역을 공개하는 방안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외환당국은 미국 재무부, IMF 등이 한국의 외환시장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라고 압박하자 실무 차원에서 내역 공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왔다. 러시아·브라질·인도 등 신흥국도 이미 내역을 공개하고 있고 외환시장 선진화를 위해서는 투명성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유 부총리는 조만간 발표될 미 재무부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이 4월에 이어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환율조작국’ 격인 ‘심층분석 대상국’의 세 가지 요건 중 경상수지, 대미 무역흑자는 기준치를 넘었지만 환시 개입량은 밑돌았기 때문이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