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세계 각지에서 대형 플랜트 공사 계약을 잇따라 따내며 하반기 수주 실적을 빠르게 쌓아올리고 있다. 상반기 수주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다부진 각오로 영업전선에 뛰어든 덕분이다. 잇따라 수주 낭보를 전하면서 하반기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인도에서 두 건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수주를 확정하고 조만간 정식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오브라·자와하푸르에 각각 660MW급 발전소를 짓는 사업으로 사업비 규모가 2,100억루피(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두산중공업은 수주 확정시 2조5,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필리핀 수빅에 1조원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 수주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트남에서도 각각 7,000억~8,000억원에 이르는 석탄발전소 설립 계약을 2건 이상 따낼 가능성이 큰 상태다. 이 밖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조1,000억원 규모의 친환경 순환유동층(CFB) 보일러 사업 입찰에 참여해 수주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이 경쟁 입찰이 아닌 사업자를 임의 지정하는 수의계약이라 두산중공업의 수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산중공업은 이에 대해 “수주 확정 여부에 관해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지난 7일 프랑스 민간 발전회사인 엔지와의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1조원짜리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복합화력발전사업을 따내며 하반기 해외 수주의 물꼬를 텄다. 두산중공업의 상반기 수주액은 2조3,000억원 정도로 연간 목표치(11조4,000억원)의 20%밖에 채우지 못했지만 4·4분기 들어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하반기 수주 목표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며 “상반기 실적이 너무 저조했던 탓에 연간 수수 목표를 달성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들어 전세계적인 화공플랜트 발주 감소와 재무 상태가 악화된 계열사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그룹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대형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해외 수주에다 국내 발전소와 분기별로 1조원에 달하는 통상적 계약을 맺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두산중공업은 올해 총 10조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