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수익률 목마른 연기금 '스마트베타 ETF'로 눈 돌린다

로볼전략·가치·배당투자로 '지수+α' 수익 추구

사학연금·경찰공제회 100억~200억 파일럿 투자

내년초까지 수익률 점검한 후 본격 투자 나설 듯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국내 연기금이 스마트베타(smart beta) 상장지수펀드(ETF) 시범 투자를 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연기금은 그동안 코스피200 등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만 투자했지만 스마트베타 ETF 투자를 통해 알파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위해서다. 시장에서는 연기금의 참여가 최근 운용사 중심으로 이뤄지는 스마트베타 ETF 거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과 경찰공제회 등 복수의 연기금은 최근 삼성·미래에셋·한화자산운용 등의 스마트베타 ETF에 대한 파일럿 투자를 시작했다. 파일럿 투자인 만큼 현재까지의 투자액은 100억~200억원에 머무는 수준이다. 총 24조원에 달하는 ETF 시장에서 0.4~0.8%에 불과한 규모지만 연기금으로서는 첫 스마트베타 ETF 투자다. 그동안 이들 연기금은 코스피200 등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위주로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일럿 투자로 내년 초까지 수익률을 점검한 뒤 상반기 중으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학연금·경찰공제회 등이 새로 투자한 스마트베타 ETF는 주로 로볼(저변동성)과 배당 관련 상품이다. 변동성이 낮아 안정적인데다 배당수익을 낼 수 있는 두 상품이 수익률 제고에 갈증을 느끼는 연기금의 입맛을 충족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ETF 투자를 하지 않고 있던 국민연금은 일단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부 연기금 참여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스마트베타 투자전략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기금은 EFT 투자와 관련해 그동안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을 구사해왔다. 유망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액티브’ 전략이 박스피 장세에서 먹혀 들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로 패시브 전략은 안정적 수익률을 거두는 반면 액티브 전략은 수익성이 높을 수도 있고 반대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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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들이 스마트베타 ETF에 관심을 갖는 것은 보다 나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스마트베타는 지수를 따르는 패시브 전략을 중심으로 하되 배당주·가치주 투자, 로볼 전략 등을 가미해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운용역이 직접 종목을 골라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액티브와 수동적으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의 중간에 위치한 개념인 셈이다. 미국에서는 스마트베타 ETF 시장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 30% 이상씩 성장하는 추세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패시브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투자 다변화와 초과 수익을 위해 연기금도 스마트베타 ETF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스마트베타 ETF가 등장해 현재 총 17종목의 스마트베타 ETF가 상장돼 있지만 아직 미미한 거래량이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연기금의 관심이 스마트베타 ETF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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