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눈길끄는 삼성 글로벌 제휴 행보 …삼성전자 '앙숙' 엘리엇과 IoT 선점 손잡아

佛 기업 시그폭스에 공동투자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한 가운데 두 회사가 프랑스 사물인터넷(IoT) 신생 기업에 지속적으로 공동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전·스마트기기의 IoT 무선통신망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시그폭스는 최근 1억~2억달러(약 1,116억~2,231억원)의 투자 유치 계획을 밝히며 “삼성벤처투자와 엘리엇 등 기존 투자자들이 연내 참여를 확정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그폭스는 프랑스 남서부 라베주에 조성된 정보통신기술(ICT) 단지에 설립된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이 500만유로(약 62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해 삼성·엘리엇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인텔·NTT도코모 같은 거대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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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은 지난해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반대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계열 펀드 두 곳을 통해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변화를 요구하는 등 삼성과 껄끄러운 관계다. 그러나 시그폭스에 한해서는 삼성과 엘리엇의 공동 투자 행보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IoT용 반도체 모듈인 ‘아틱’에 시그폭스 통신망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등 시그폭스와의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파리에 삼성전자 임직원이 참여하는 시그폭스 연구개발(R&D) 거점을 짓는 방안도 발표했다.

앙숙인 삼성과 엘리엇의 이 같은 행보는 경쟁력 있는 기업에 함께 투자해 세계 IoT 시장을 선점하고 열매를 나눠 가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그폭스는 이미 전세계에서 800만개 이상의 가전·모바일 기기를 자사 IoT 통신망에 끌어들인 상태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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