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건물화재 98%, 스프링클러 없는 곳서 발생했다

국민안전처, 5년간 건물화재 총 24만8,524건 발생 집계

스프링클러 미설치 건물 24만3,000건...전체 98% 차지

현재 10층 이상 의무화...비좁은 도로 등 감안 확대 필요

안전처 "6층 이상 건물에 스프링클러 의무적 설비 추진"

지난해 1월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아파트 건물에서 불길이 거세게 치솟고 있다. 이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연합뉴스지난해 1월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아파트 건물에서 불길이 거세게 치솟고 있다. 이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연합뉴스




불이 났을때 자동으로 물을 뿌려주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건축물에서 전체 화재의 98%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도심의 경우 소방차들이 진입하기 힘든 곳이 많아 특히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10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1년~2015년) 건축물 화재 24만8,524건 가운데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 건수가 24만3,835건에 달했다. 전체 건축물 화재의 98.1%가 스프링클러가 없는 곳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에 따른 인명 및 재산피해도 엄청난 차이가 났다. 지난 5년간 건물화재로 총 1,63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스프링클러가 없는 곳에서 사망자가 1,604명에 불과했다. 재산 피해도 미설치 건물이 1조8,285억원으로 설치 건물(2,643억) 보다 7배 가량 많았다. 올해 건축물화재를 보면 지난 9월까지 스프링클러가 없는 곳에서 총 3만3,140건이 발생했고 스프링설치 건물에서는 758건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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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2015년 1월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고는 스프링클러시설의 미설치로 초기진화에 실패해 130명의 인명피해와 90억원의 재산피해를 초래한 대형화재로 확대된바 있다. 현재 11층 이상의 건축물에는 스프링클러 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나, 10층 이하의 건축물의 경우 이러한 강행규정이 없다. 이에 따라 국민안전처는 6층 이상 건축물의 스프링클러 설비 설치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국내 한 건물의 소방안전관리자는 “6층 이상 10층 이하 건축물의 건축주에게는 스프링클러 시설 설치 비용의 부담이 있지만 화재를 조기에 진압할 수 있고 거주자들의 안전확보까지 감안하면 이에 따른 효과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최규출 전국대학소방학과 교수협의장도 “우리나라의 도로 현실 상 소방차의 접근이 어려운 장소가 많고 건축물 내부에 불을 재빨리 끌 수 있는 스프링클러는 당연히 필요하다”며 “화재 피해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안전규제는 단순히 비용과 편익의 문제로 그 설치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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