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사태로 삼성전자(005930) 스마트폰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속도 경쟁 과욕이 삼성전자에 ‘독’이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11일 IBK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최대 강점인 스피드 경영을 강화했지만 협력사의 기초체력과 스피드를 함께 키우지 못해 이번 갤노트7 사태를 불렀다”며 “무리한 독주(獨走)는 독주(毒酒)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노트6를 건너뛰고 노트7을 출시했다. 숫자를 하나 건너뛰면서 제품의 성능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이승우 IBK 연구원은 “S7에서 맛봤던 달콤한 실적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아이폰7과 전면전을 펼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였다”면서도 “그런 가운데서도 다소 조급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3·4분기 잠정 실적은 이 같은 평가를 반영한다. 지난 분기 삼성전자는 매출 49조원, 영업이익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기대에 못 미쳤고 대규모 리콜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상회했다는 것은 상당히 적극적인 비용절감으로 효율을 높였다는 해석이다.
현재 국외 주요 통신사에서 갤노트7 판매 중단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국외 통신사에서는 갤노트7 판매를 중단했고 회사 측도 잠정적으로 생산중단을 결정하는 등 2차 파문이 확산돼 삼성전자 제품의 신뢰 하락은 한동안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리콜 비용의 3·4분기 반영으로 4·4분기 영업이익은 8조원대로 회복되겠지만 갤노트7 생산 및 판매 중단으로 IM 실적은 전 분기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판매에 미치는 영향과 중장기 브랜드 가치 훼손 등은 현재 예측하기 어렵다”며 “브랜드 가치를 회복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해 불확실성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8.04% 하락한 154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이 같은 주가 하락폭(13만5,000원)은 2008년 10월24일(13.7%) 이후 최대 낙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