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MS 황당 질의·김제동 출석 요구…유감, 국감

NGO모니터 "코미디 연출, 역대 최악…F학점"

민생과 협치를 내세웠던 제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예능보다 더 웃긴 코미디로 전락하는 장면이 속속 연출되면서 역대 최악의 국정감사로 기록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12일 국감 중간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며 “9월26일부터 10월7일까지 국감 성적은 F학점”이라고 밝혔다. F학점은 모니터단이 국감을 본격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한 15대 국회 말 이래 18년 역사상 최악의 성적이다. 모니터단은 “여당이 불참했던 처음 1주차 동안 98개 피감기관에 대한 감사가 무산되고 137개 피감기관이 야당 중심의 반쪽 국감을 받아야 했다”며 “야당 역시 미르·K스포츠재단 등 권력형 비리 의혹에 몰입해 민생과 정책을 뒷전으로 미뤄뒀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어느덧 막바지에 이른 20대 첫 국감은 네티즌 사이에서 예능보다 더 웃긴 코미디로 인식될 정도로 전반적으로 수준이 낮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은 네티즌 사이에서 ‘MS 은재’라는 별칭을 얻으며 이번 국감에서 가장 주목 받는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이 의원은 지난 6일 서울시교육청 국감에서 “MS사의 MS오피스 프로그램을 왜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느냐”고 질책하며 ‘MS 황당 질의’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 의원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느닷없이 “사퇴하세요”라고 거듭 호통치는 장면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빠르게 공유돼 한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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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원회 국감에서는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이 방송인 김제동씨가 한 방송에서 ‘영창을 다녀왔다’는 말을 한 것과 관련, 증인 출석을 요구하며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북핵 위기 등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이슈에 대한 질의는 온데간데없고 김제동씨의 거짓말과 국감 출석 여부만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술 더 떠 김제동씨 역시 이러한 출석 요구에 “웃자고 한 얘기에 죽자고 달려든다”며 “내가 출석하면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응수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4일 안전행정위 국감에서는 백승석 서울지방경찰청 경위가 우병우 민정수석 아들의 운전병 특채 이유로 “코너링이 굉장히 좋았다”고 답해 전국민의 웃음거리가 됐다. 네티즌들은 “코너링이 좋으면 카레이스를 뽑지 그랬냐”고 조롱하는 등 정치 불신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서울대와 국립대 등을 대상으로 하는 11일 교문위 국감의 경우 대부분 질의가 교육과 관련성이 적은 백남기 농민 부검 논란에 집중되다 보니 정작 국립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인 비정규직 처우 문제, 특목고 졸업생의 서울대 입학 쏠림 현상 등과 같은 주요 현안이 묻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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