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의 지인이 운영해온 바이올시스템즈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 전 행장은 대우조선해양에 영향력을 행사해 44억원의 연구개발사업비를 바이올시스템즈에 투자하도록 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고 강 전 행장의 지인인 바이올시스템즈 대표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사기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서울경제신문이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기술보증기금의 바이올시스템즈 보증 자료에 따르면 바이올시스템즈는 지난 2009년과 2013년, 2015년 각각 4,000만원과 4억5,000만원, 2억5,500만원의 기술보증서를 발급받았다. 바이올시스템즈는 특히 2013년과 2015년 두 건의 보증서 발급 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2013년 기술진행기록표를 보면 바이올시스템즈가 2013년 8월5일 기술보증을 신청하자 기술보증기금은 바로 다음날 승인해줬고 2015년에도 바이올시스템즈가 5월19일 접수하자 기술보증기금에서 5월21일 결재가 떨어졌다. 심지어 2015년 바이올시스템즈는 기존 바이오에탄올 사업에 실패하고 주요 사업을 건강기능식품인 크릴 오일 제조업으로 급작스레 변경했다. 기술력이 인정된 경우라도 보증서 지급까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바이올시스템즈는 최소 하루 만에 보증서가 지급된데다 기술력 자체가 없다고 드러난 바이올시스템즈에 현장조사를 거치고도 기술보증서를 발급한 것은 기술보증기금 역시 강 전 행장의 압력을 받았을 것이라는 게 정재호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당시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이 강 전 행장의 측근이기 때문에 이 같은 특혜가 가능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2013년 바이올시스템즈가 기술보증을 받을 당시 기술보증기금 수장은 김정국 이사장이다. 김 전 이사장은 강 전 행장과 함께 ‘금융권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남자’로 불린 인물이다. 2014년 1월부터 기술보증기금을 이끌고 있는 김한철 이사장은 산업은행 출신으로 강 전 행장 당시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