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국제 민간 에너지기구인 세계에너지협의회(WEC) 회장에 취임했다. 한국인이 WEC 회장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인으로는 두 번째다.
대성그룹은 김 회장이 13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에너지총회에서 3년 임기의 신임 WEC 단독 회장에 취임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취임사에서 “파리 기후변화협약으로 인해 세계 에너지 산업이 거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으며 세계는 경제 성장과 지속 가능한 환경, 에너지 빈곤 해결 등 여러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혁신적인 기술자들과 창조적인 투자자들이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새로운 에너지 역사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WEC는 지난 1923년 영국에서 설립된 국제 민간 에너지기구로 현재 전 세계 92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정부 기관과 연구소, 기업 등을 합쳐 회원 조직도 3,000여개에 이른다. 김 회장은 2005년부터 6년간 WEC 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회장으로 활동한 뒤 차기 회장으로 추대돼 2013년부터는 공동 회장을 맡아왔다. 지난 3년간 WEC를 이끌어온 캐나다의 마리호세 나두 회장은 이번에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WEC는 3년에 한 번씩 ‘에너지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에너지총회를 개최하고 매년 두 차례 ‘에너지 리더 서밋’을 열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 분야 통계·조사·연구 사업을 통한 보고서를 출간한다. 각국 정부의 에너지·환경 정책을 평가하고 우수한 정책을 권고하는 정책자료는 높은 평판도를 자랑한다.
올해 세계에너지총회는 ‘새로운 영역의 포옹’을 주제로 터키 이스탄불에서 10일부터 13일까지 열렸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 밥 더들리 브리티시패트롤리엄(BP) 최고경영자(CEO), 아민 나세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CEO 같은 에너지업계 거물 25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2060세계에너지시나리오’ 발표와 함께 세계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전망 및 대응 방안, 에너지 트릴레마(3중고) 해결을 위한 정책 방안 등 다양한 주제의 세션이 마련돼 에너지 산업의 미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