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권력의 시녀" 檢 비판 수위 높이는 野

무더기 기소 배후로 우병우 지목

"철저하게 계산된 정치기획" 공격

與는 "野 법위에 군림하나" 반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은 20대 총선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야당 의원(무소속 포함)이 여당보다 2배 많은 22명이 기소된 데 대해 강력 반발하며 검찰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추미애 대표와 윤호중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비롯해 16명의 의원이 기소당한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청와대와 검찰을 상대로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추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 검찰의 타락” “권력의 시녀 검찰” “대통령 주변의 넘실대는 부패한 아부꾼, 간신배” 등 평소 잘 쓰지 않는 격한 표현을 하면서 검찰과 당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회의 시작부터 추 대표는 “정치 검찰의 타락을 더는 눈 뜨고 볼 수 없다”며 “민심과 민주당을 호락호락 가볍게 보지 마라. 야당 탄압에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친박 실세 3인방에는 꼬리 내리고 야당 지도부를 줄기소한 것이야말로 검찰이 표적·편파기소라고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검찰을 향해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보선이 이뤄졌을 때 여소야대 정국이 어떻게 바뀔지 계산도 숨겨져 있다. 철저한 정치기획”이라며 “이런 치밀한 기소는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더민주에 이어 국민의당도 검찰의 기소를 정치기획으로 규정하고 모든 배후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있다며 우 수석에게 화력을 집중시켰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 수석의 개입으로 이렇게 야당과 비박을 학살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승용 비대위원도 “검찰이 국민을 섬기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 있는 권력을 섬기겠다면 머지않아 검찰이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검찰에 화살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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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새누리당은 야당의 ‘정치탄압’ 주장에 “법 위에 군림하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야당 대표는 법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냐. 추 대표는 말로만 허위조작 기소라고 하지 말고 허위조작한 수사기관의 공무원들에게 법적으로 대응하시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검찰의 선거법 위반 기소 명단에 최경환·윤상현 등 친박계 의원의 이름은 빠지고 비박 성향의 의원이 다수 포함된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이혜훈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이 기소한 사람을 보면 비박 일색, 야당 일색에 친박은 한 분밖에 없다고 뉴스가 났더라”며 “국민 입장에서는 이것 좀 이상하지 않으냐고 생각하실 만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20대 총선 선거법 위반 사건 공소시효 만료일인 전날까지 총 3,176명을 입건해 1,43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중 국회의원은 총 160명이 입건돼 33명이 기소됐으며 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 11명, 더민주 16명, 국민의당 4명, 무소속 2명으로 야당이 많다.

/김광수·진동영기자 bright@sedaily.com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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