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6일 ‘송민순 회고록’ 논란과 관련해 논평이나 반응을 일절 내놓지 않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나 원유철·유승민 의원 등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비판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입장을 내놓을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조사를 벌이고 있으니 입장은 그쪽에 묻는 게 좋겠다”며 공식 반응을 극도로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청와대 분위기는 이번 논란에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핵심 당사자로 거론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청와대가 적극적인 입장을 내보이면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를 흠집 내거나 견제하려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청와대의 대선 개입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중대하고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회고록 내용이 처음 알려진 지난 14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가 사석에서 “참 기가 막혀서… ”라는 반응을 보인 것만 봐도 청와대가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분명한 원칙을 갖고 대북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