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국 미세먼지 정보를 일본 사이트에서 찾아야 한다니

최근 한반도 하늘을 덮은 초미세먼지로 국민의 불편과 고통이 상당하다. 마음 편히 바깥활동을 못하는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을 답답하게 하는 것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초미세먼지 흐름 등의 정보를 제대로 접할 수 없다는 점이다. 1급 발암물질이 뿌옇게 떠다니는데 정부는 오후5시에야 다음날 예보를 내놓고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게 고작이다.

미흡한 대책에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보다 확실한 정보를 얻으려 일본기상협회 등 일본 사이트를 찾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다. 우리 예보보다 빠르고 정확하다는 소문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기상 사이트에는 현재 상황은 물론 48시간 예보를 동영상으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늦은 오후 예보에다 하루 이상 장기예보를 하지 않는 국내 실정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 할 만하다.

환경부 예보는 시점이 너무 늦고 기간도 하루밖에 안 되니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니 국민이 일본 사이트로 몰리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일상생활과 직결된 사안인데도 정부의 해명은 올 1월부터 초미세먼지 예보를 시작해 자료나 경험이 부족하다는 수준에 불과하다. 초미세먼지 문제는 요즘 불쑥 제기된 게 아니다. 수년 전부터 경고음이 울렸는데도 이 정도라니 그동안 뭘 했는지 한심한 노릇이다.

지난해 4월과 10월에 미세먼지 오염현황과 대책, 국민행동요령 등을 잇달아 발표했지만 제대로 이뤄지는 게 거의 없다. 무엇보다 초미세먼지 발원지로 지목되는 중국에 대한 대책은 실종되다시피 했다. 실시간 정보공유 장담은 헛말로 드러나고 있다. 실시간은커녕 중국 웹사이트에 올려진 자료를 2~3시간 지각해서 받아보고 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기상청은 고가 장비를 둘러싼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기상청은 비리의 온상, 마피아 조직이라는 말이 나돌겠는가. 자기 주머니에 혈세를 채우는 데만 골몰했으니 제대로 된 기상예보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던 셈이다. 기상정보는 국민건강과 기업경영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 탓, 장비 탓 운운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기상예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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