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10년간 벌써 10호째…IT 투자 명가 굳히는 '진대제 펀드'

■ 스카이레이크 6,200억대 PEF 결성…10년 만에 최대

국민연금·산업은행 등서 대규모 출자 받아

IB업계 "몸집 커진만큼 빅딜 뛰어들 수도"

될성부른 IT기업 키워내고 투자금 회수 꾸준

별다른 성과없는 '강만수 펀드'와 대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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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진대제 회장의 사모투자펀드(PEF·바이아웃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10호 펀드 조성작업을 마무리했다. 설립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PEF를 조성한 것으로 정보기술(IT) 분야의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 성장의 주요 요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카이레이크는 국민연금과 KDB산업은행 등 주요 기관투자가의 출자를 받아 6,200억원 규모의 PEF를 결성해 금융당국에 보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특히 스카이레이크가 국민연금으로부터 대형 PEF 운용사(라지캡)로 분류돼 대규모 출자(2,500억원)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대제 펀드는 국민연금으로부터 지난 2009년 벤처투자용으로 300억원을 처음 출자 받았다.

스카이레이크의 10호 PEF는 산업은행을 최대 출자자로 하는 ‘10-1호’와 국민연금의 출자금을 중심으로 운용되는 ‘10-2호’로 나뉜다. 두 기관의 출자 PEF 관리방식이나 전략이 다르므로 운용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병행 펀드’로 쪼갠 것이다.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


진 회장이 설립한 스카이레이크는 2006년 12월 316억원 규모의 첫 PEF를 설립해 투자활동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중소·중견기업의 소수 지분을 사들이는 형태로 투자했지만 2013년부터 기업 경영권 지분에 나서고 있다. 실제 스카이레이크는 지난해 우진기전 지분 70%를 1,200억원에 인수했고 KOC전기의 지분 80%는 770억원에 샀다. 아울러 올해 7월에는 이례적으로 패밀리레스토랑 업체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한국 법인의 경영권을 57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IT 업종 중심의 스카이레이크로서는 투자처의 저변을 넓힌 셈이다.


투자금 회수작업도 착실하게 진행했다. 미국계 PEF 운용사인 칼라일과 함께 투자한 공업용 테이프 생산업체 테이팩스의 경영권 지분은 한솔케미칼(014680)에 올해 5월 1,250억원에 매각하면서 3년 만에 60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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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레이크가 설립 후 10년 동안 꾸준한 성과를 내는 배경에는 투자전략을 총괄하는 진 회장의 ‘전문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진 회장이 정부부처에서 장관직을 맡기에 앞서 삼성전자에서 20년 이상 근무하고 사장까지 지내면서 시장상황과 기술흐름을 꿰뚫어본 이력이 투자판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반면 정통 재무관료 출신인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은 지난해부터 최측근인 데이비드 전 KDB산은자산운용 대표와 함께 파이오니아 인베스트로 PEF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대형 PEF 운용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인맥과 명성, 인지도만으로는 시장에서 제대로 된 투자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스카이레이크는 올해 말부터 10호 펀드를 통한 기업 경영권 투자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스카이레이크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IT 분야의 중소·중견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IB업계에서는 스카이레이크가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PEF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대규모의 기업 인수합병(M&A) 거래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본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펀드 몸집이 늘어난 만큼 투자에 여유가 생긴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스카이레이크가 어떠한 형태로 투자를 이어갈 것인지에도 시장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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