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흥국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은 개선되고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인 가운데 수익률과 자금유입도 좋다. 연초부터 8월까지 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14.8% 오르며 선진국 주식의 성과를 넘어섰다. JP모간 이머징마켓채권지수도 같은 기간 14.6% 올랐다.
과거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축소했던 투자자도 투자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특정 비교지수(벤치마크)만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다소 성급하다. 지수는 과거의 성과일 뿐 미래의 투자 기회를 보여주진 못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구체적으로 신흥 시장의 어떠한 변화가 향후 투자기회를 창출해낼지 면밀히 진단해야 한다.
먼저 신흥국 경제 성장률이 양호하다. 수년 전 정신 없이 치솟던 성장률은 둔화되다가 최근 들어서는 안정은 되찾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바닥을 친 후 반등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숨통이 트였다. 추정 시장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올해 신흥국 시장의 기업이익은 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신흥 주식시장은 이러한 수익성장률에 힘입어 재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던 반면 다수의 선진국은 저조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물가상승률 또한 대다수 신흥국 경제에서 잘 유지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환율도 안정세를 찾으면서 향후 각국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브라질, 아르헨티나, 인도 등 다수의 국가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는 등 그간 신흥 시장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히던 정치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
신흥국 시장이 여전히 저평가 되어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또 다른 매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신흥국 주식은 주가이익비율 기준으로 선진국 대비 24%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신흥국 하이일드 채권과 투자등급채권의 미 국채 대비 신용 스프레드는 각각 미국 하이일드채권과 ‘BBB’ 등급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 수준보다 0.9%포인트, 0.4%포인트 웃돌며 매력적인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이런 긍정적인 국면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투자자들은 신흥국 투자에서 어떤 전략을 택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저변동성 투자 전략은 하락 장세에서 하방 위험을 완화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초과 성과를 낼 수 있다. 고성장 기업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은 과거 빠르게 성장했던 기업이나 국가는 피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함으로써 유의미한 수익률을 제공한다. 멀티에셋 투자 전략은 주식, 채권, 통화 등 여러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우수한 성과를 만든다. 그러나 어떤 전략이든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량이 중요하다. 특히 채권 투자자는 글로벌 멀티섹터로 시야를 넓혀 여러 투자자산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주식 투자자도 각국의 거시경제와 산업 등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유망한 종목을 선별해내는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역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