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주행차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은 비이성적이고 철저히 인간적이다. 기술 전문가들은 왜 이리 놀라고 있는 것일까?
실리콘밸리는 불가능을 현실로 만드는 곳이다. 그래서 우리의 삶을 향상시킬 기술적 진보와 함께 세상이 더욱 발전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 피자 배달하는 로봇을 얻었다.
그러나 혁신은 반짝거리는 새로운 것을 만들고, 대중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하지는 않다. 필자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기술 혁신과 그로부터 혜택을 받을 사람들 간에 긴장이 커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율 주행차가 좋은 예이다. 이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분명한 이점들은 있다. 자율 주행차는 생명을 구하고, 이동성을 증가시키고, 우리가 교통에 쓰는 비용을 크게 줄여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율 주행차에 대해 기겁을 한다. 무언가 새롭고, 충분히 이해되지 못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매일 심장 마비나 화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날 가능성은 자율 주행차 사고에 비해 훨씬 높다. 그러나 적어도 사람들은 심장 마비와 화재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 기술 혁신가들 (주로 논리적이고 숫자에 기반한 엔지니어들)이 복잡하고 비이성적인 고객들을 대하는 건 어려울 수 있다. 세상이 변화를 두려워할 때 세상을 변화시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토파일럿 Autopilot *역주: 자율주행 시스템 모드 이 탑재된 테슬라 모델 S 세단이 지난달 플로리다의 한 고속도로를 건너는 세미 트럭 트레일러와 충돌하며, 자율 주행으로 인한 최초의 사망 사고가 일어났다. 포춘 닷컴을 비롯해 매체들은 일제히 우려 섞인 헤드라인 뉴스들을 내보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Elon Musk는 트위터에서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테슬라는 블로그 글을 통해 운전자의 사망은 ‘통계적으로 불가피한 것(statistical inevitability)’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이다. 테슬라 고객들은 오토파일럿을 이용해 1억 3,000만 마일 이상의 거리를 사고 없이 주행했다. 일반 자동차는 1억 마일당 1건의 사망사고가 난다. 하지만 우리는 새롭고 두려운 기술로 인한 비극적인 죽음에 직면했을 때, 냉정한 통계나 경영진의 방어적인 언급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고가 어떻게, 왜 발생했으며 앞으로 재발할 가능성이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머스크의 태도는 신생기업 창업자들 사이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은 왜 우리가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그저 믿어주지 않는가? 사소한 것들을 조목조목 모두 비판하지 말고, 그저 우리가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면 우리 모두는 결국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새로운 기술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어려운 질문을 하면, 대중이 두려워하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하는 상황에서조차 당신은 ‘남을 비방만 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기술 전문가들이 서비스업과 보건, 물류, 교통 같은 산업을 혁신하고 싶다면, 그들은 ’허락보단 용서를 구하라‘는 주문이 생사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이성적인 창작자들이 이를 더 많이 이해할수록, 비이성적인 우리 이용자들은 세상을 혁신할 그들의 기술을 더 많이 받아들일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신뢰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Erin Griff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