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들어 중도금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된 가운데 10월 수도권 신규 분양시장이 지난 5월보다 더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5월은 수도권 분양시장 열기가 본격화되면서 ‘청약 광풍’이 시작된 때다.
2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10월 수도권 청약자 수는 5월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10월에는 해당 지역 청약자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2순위 청약자가 줄어드는 등 실수요자들의 참가가 다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달 청약이 진행된 경기도 분양아파트 15개 단지의 청약자 수는 총 21만2,000명으로 단지마다 1만4,100여명이 청약접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17개 단지에 총 10만7,300여명, 단지당 6,300명가량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늘어난 셈이다.
전반적인 청약 경쟁률은 늘어난 편이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1순위 청약자 비중과 해당 지역 청약자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5월 청약시장에서 1순위 청약자는 전체 청약자의 89.2% 정도인 9만5,800명이었지만 이달에는 21만2,000명 중 20만9,000명(98.5%)이 1순위 청약자였다. 거주지가 아파트가 공급되는 지역에 있는 당해 지역 청약자 비중도 5월 28.0%에서 이달에는 전체 청약자의 절반이 넘는 50.9%를 기록했다.
실제로 올해 투자수요가 집중됐던 동탄2신도시에도 이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5월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된 3개 아파트에는 총 3만9,000여명이 몰렸으며 이 중 당해 지역 청약자는 1만1,600명으로 전체 청약자의 29.7%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동탄2신도시 4개 사업장에는 총 12만여명이 몰린 가운데 당해 지역 청약자가 3만7,200여명으로 전체의 31.0%를 차지했다.
1순위 마감 단지도 늘었다. 5월에는 전체 분양단지 중 절반이 채 안 되는 6개 단지가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지만 이달에는 이미 9개 단지가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런 변화는 8·25대책으로 공급 감소를 우려한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전체 청약자 수가 증가한 가운데 1순위와 당해 지역 청약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분위기를 보면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경계가 모호하기는 하지만 1순위와 당해 지역이 늘어난 것은 실수요 측면이 강화되고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