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최불암이 경북 영덕을 찾았다.
20일 방송된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영덕의 가을엔 무엇이 담겼나 - 영덕 버섯 밥상’ 편이 전파를 탔다.
전체 면적의 약 80%가 산으로 이루어진 경북 영덕. 그 곳에서 피어나는 귀한 선물이 있었으니, 바로 단단한 땅을 뚫고 자란 버섯들! 그윽한 향에 취하면 꼭 다시 찾게 된다는 송이버섯과 커다란 갓모양이 마치 산을 축소시킨 듯한 능이버섯, 씹히는 맛이 일품인 싸리버섯이 가득하다.
특히 영덕은 바다와 산이 서로 이웃해 있어, 송이버섯 방어 물회와 송이버섯 돌문어 연포탕 등 산에서 나는 버섯과 바다의 싱싱한 해산물이 한데 어울리는 별미를 선사한다. 예부터 가을이 되면 영덕의 사람들을 산 속으로 인도한 버섯, 그 특별한 매력을 찾아가 본다.
■산 속에 숨은 보물, 송이버섯을 만나다
일 년 열두 달 가을을 기다리는 영덕 사람들이 그토록 그리워하는 것은 바로, 버섯이다.
그 중 송이버섯은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매년 풍년을 자랑하는데 영덕에서 나고 자라 평생 송이버섯의 향을 맡으며 살아왔다는 이상범씨 또한 올 가을을 손꼽아 기다렸다.
3대째 송이를 채취하는 이상범씨는 가을이 시작된 이후 온종일 산에서 살다시피 한다는데, 그에게 송이버섯은 허기지는 배를 든든히 채워준 귀한 양식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 먹어도 맛있는 송이버섯이지만, 소나무향 가득한 산속에서 맛보는 송이버섯은 그야말로 별미이다. 상수리 나뭇잎에 싸서 숯불에 구운 송이버섯과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한다는 애기송이버섯 장아찌, 송이버섯을 잔뜩 넣어 향을 살린 뜨끈한 닭백숙과 함께라면 따로 보약이 필요 없을 정도!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가장 소중한 한 달로 다가오는 요즘. 한 달의 값진 시간 속에서 찾아내는 보물 같은 송이버섯을 만나러 가본다.
■음식에 향을 더한 풍미 가득한 버섯 밥상을 맛보다
영덕에서 나고 자라 영덕의 향토요리를 연구하고 있는 정희숙씨에게도 가을은 일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계절. 버섯이 나는 가을이 되면 그녀의 손길은 더욱 바빠진다.
버섯과 찰떡궁합 음식들이 줄줄 떠오르기 때문인데, 다양한 음식들이 버섯과 함께 한다.
송이버섯과 돌문어를 함께 넣어 깊은 맛을 살린 연포탕과 여러 가지 버섯들을 한데 볶아 참기름으로 고소한 맛을 살린 버섯잡채, 밥을 뜸들일 때 송이버섯을 찢어넣어 맛과 향을 돋은 송이버섯밥까지. 버섯과 함께하는 밥상만큼 맛있는 만찬은 없다는 정희숙씨 마을 사람들을 만나러 가본다.
■바다와 버섯이 만났다, 영덕 가을 보양식 밥상
산과 바다가 이웃해있는 자연의 고장 영덕. 가을 산에 송이버섯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영덕의 가을 바다에도 맛이 오른 생선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강구면에서도 손맛 좋기로 유명한 김갑출씨는 지난 여름, 농사일을 하느라 힘들었을 남편을 위해 특별한 밥상을 준비했다.
바다의 향이 솔솔 나는 홑데기(홍치) 밥식해부터 속이 풀리는 뜨끈한 아귀맑은탕, 영덕사람들의 밥상에 단골로 오르는 고등어국까지!
가을 버섯으로 맛과 영양을 더한 이 음식들 한 입이면, 지난 세월의 고생은 금세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영덕에 살으리랏다, 옛 추억의 가을밥상
추억 한 뿌리에 인생의 참맛을 느낀다!
희뿌옇게 동이 터오는 이른 아침부터 홀로 산에 오른다는 하창석씨. 젊은 시절, 잠시 영덕을 떠났었던 그이지만 고향의 산은 꿋꿋이 제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송이버섯, 능이버섯, 싸리버섯 등 가을만 되면 고향의 산이 안겨주는 선물에 가족과 이웃들까지 너나할 것 없이 웃음꽃이 만개한다는데.
버섯과 함께라면 남부러울 것이 없다는 이 지역의 특별 요리는 송이버섯 방어 물회와 갖가지 버섯을 넣어 맛깔스럽게 볶은 버섯돼지고기두루치기, 그리고 약용버섯과 뽕나무로 누린내를 없앤 돼지고기수육이다.
산과 바다가 내어준 풍성한 선물, 버섯으로 더욱 깊어가는 영덕의 가을밥상을 만나보자.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