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회고록과 관련한 이병호 국정원장의 지난 19일 국정감사 발언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였던 여야가 이날 속기록을 열람했다. 속기록 확인 결과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의 브리핑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이철우 위원장과 여야 간사 등 정보위원들은 21일 속기록을 확인했다. 이 원장이 송 전 장관의 회고록과 관련해 ‘문재인 비서실장이 (남북 경로를 통해 대북인권결의안 기권 여부를 묻자고)결론을 낸 게 맞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답변했느냐가 쟁점이었다. 당시 여당 간사인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맞다”라고 답했다고 전했고 야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고 의견을 달리했다. 더민주는 이 원장이 “맞다”라고 발언했다고 알려질 경우 “이 원장이 회고록과 관련해 다른 자료를 살펴보고 사실을 확인해 준 것이 돼 논란이 된다”고 지적하며 이 간사의 브리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회고록 열람 결과 이 원장은 “회고록에 기록돼 있어서 맞는다고 봅니다”고 밝혔다. 이철우 정보위원장은 “김병기 더민주 간사의 말이 이병호 국정원장의 말과 더 가깝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의 정보위원 사퇴, 국회 윤리위 제소, 검찰 고발 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날 열람에 참여한 조응천 더민주 의원은 “논란의 핵심은 ‘맞다’냐 ‘맞다고 생각한다’냐가 아니다”라며 “사견임을 전제로 국정원장이 의견을 밝힌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조 의원은 “이병호 국정원장이 오전 질의 때만 해도 국정원장으로서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갑자기 점심을 먹고 돌아와서 사견임을 전제로 말하기 시작했다. 이병호 원장이 ‘certificate(조사)’를 통해 말한 게 아닌데 이 의원이 그렇게 브리핑하니 언론이 그렇게 받아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별다른 말 없이 자리를 떠났고 이 정보위원장은 “이완영 의원의 브리핑과 이병호 국정원장의 발언이 미묘한 차이”라며 이 의원의 정보위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의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국민의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이완영 의원이 헷갈릴 수 있을 만한 소지가 있었다”며 “회의록 전체를 보면 이 의원이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는 “그것은 이태규 의원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