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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의 은교' 나오나...문단 성폭력 피해자 폭로 잇따라

최근 문단 내 성추행을 고발하는 글들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출처=트위터 캡처최근 문단 내 성추행을 고발하는 글들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출처=트위터 캡처


최근 논란이 된 박범신 작가 성추행 사건에 이어 문인들로부터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했다는 폭로가 SNS를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전직 출판 편집자라고 밝힌 A씨는 21일 트위터에 박범신 작가가 출판사 편집자와 방송작가 등을 추행·희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작가의 수필집을 편집할 당시 자신을 포함한 편집팀과 방송작가·팬 2명 등 여성 7명이 박 작가의 강권으로 술자리를 가졌는데 박 작가가 옆자리에 앉은 방송작가와 팬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이들을 “늙은 은교”, “젊은 은교” 등으로 불렀고 편집장에게는 성적 농담도 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그는 2014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여자를 만나면 성희롱처럼 ‘너 내 은교 해줄래?’라고 말하고 다니는 남자들도 많대요. 내 작품이 문학작품으로 비판받고 회자되는 건 환영하지만, ‘은교’를 오독할 거라면 차라리 잊어주세요”라고 말한 바 있다.

A씨는 박 작가가 영화 ‘은교’를 제작할 당시 주연배우 김고은씨와의 술자리에서 극중 은교의 캐릭터에 대해 말하며 “섹스경험이 있나?”라고 물었다고 떠벌리는가 하면 자신이 그동안 함께 일한 여성 편집자 전부와 모종의 관계가 있었다는 식의 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B씨는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박진성 시인이 자신을 성희롱했다고 주장했다. B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그는 미성년자였던 지난해 시를 배우기 위해 연락을 주고받던 중 박 시인에게 “여자는 남자 맛을 알아야 한다”라는 둥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들었다. B씨는 사진을 통해 자신이 재학 중인 학교를 알아낸 박 시인이 “교문 앞에 서서 기다리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거리를 걸으면서 손을 잡자”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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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인은 이 글을 보고 B씨에게 연락을 했다고 한다. B씨는 글쓴이가 자신임을 알고 있는 데 공포를 느꼈다며 박 시인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피해자들의 폭로가 쏟아졌다.

피해자들은 주로 시를 습작하거나 박 시인의 시에 관심이 많은 이들로, SNS를 통해 연락을 시작했다가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박 시인이 개인적 안부를 지속적으로 묻는가 하면 “전화로 목소리를 듣고 싶다, 노래가 전공이니 전화로 노래를 불러달라”는 등 사적인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진술도 나왔다.

C씨에 따르면 그는 박 시인이 자살을 하겠다고 연락해와 새벽 기차를 타고 그가 거주하는 대전에 내려갔다. 술을 마시고 있던 박 시인이 “너는 색기가 도는 얼굴”이라고 말했고 키스를 하며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C씨는 이후 박 시인과 노래방에 가서 ‘자의적이지 않은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박 시인 등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피해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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