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의 백악관 입성 가능성이 높아지며 힐러리 국내 증시에서도 힐러리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11월8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힐러리의 경제정책에 수혜를 받을 업종과 종목들의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
글로벌 경제의 변곡점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대선은 지난 19일 진행된 3차 TV토론 직후 실시한 CNN·ORC 공동 여론조사에서 시청자의 52%가 힐러리를 꼽은 데다 트럼프의 ‘선거 결과 불복 가능성’ 발언으로 사실상 힐러리의 승리가 가시화 되는 상황이다. 시장은 힐러리 당선시 선거 공약에 반영된 신재생에너지, IoT(사물인터넷) 등 산업 분야가 국내에서도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철강과 섬유 등 일부 제조업종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영향권에 들어 반덤핑 관세 등 보복 조치 역풍을 맞을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힐러리가 당선될 경우 코스피·코스닥 등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옥혜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 사람 중 누가 되더라도 보호무역은 강해지겠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방위비 증액 및 지정학적 위험 고조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며 “클린턴 공약은 대부분 현상유지 수준으로 큰 변화를 만들지 않는 한 공약을 쉽게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집권 시기에는 IT, 금융, 헬스케어 등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 힐러리가 당선되면 소재, 산업재, 금융, IT 등 업종이 유망할 것이란 게 증권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가장 관심이 큰 업종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다.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힐러리가 1·2차 토론회를 통해 ‘환경문제’ 해결을 강조한 만큼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육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힐러리는) 1기 재임 기간 중 5억개의 태양광 패널 보급을 목표로 한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며 “태양광 패널 수요 확대는 원료인 폴리실리콘부터 태양광 셀, 모듈 관련 산업의 양적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관련 종목으로는 미국에서는 솔라시티, 바커케미 등을 추천했으며 국내에서는 미국 신재생 에너지 시장을 공략하는 OCI(010060), 한화케미칼(009830), 신성솔라에너지(011930), 동국S&C(100130), 씨에스윈드(112610) 등을 대표적인 ‘힐러리 수혜주’로 꼽았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은 현재 중국발 공급과잉 심화, 보조금 축소에 따른 수요감소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데 힐러리 당선으로 미국 시장이 추가 성장하면 공급과잉 강도가 감소할 것”이라며 “국내 업계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도 힐러리가 언급한 2,750억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정책의 구체적 목표로 언급된 내용이다. IoT 분야는 미래를 이끌 주요 산업으로 각광 받아 알파벳, 오라클, 아마존 등 해외 대형 IT기업이 수혜주로 시장에 알려져 있다.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인텔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이며, 자율주행차 시장이 성장하면 엔비디아도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자율주행과 증강현실 유망 종목으로 팅크웨어(084730)나 사물인터넷 환경을 조성하는 통신 3사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반면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보호무역주의는 현재보다 확대될 전망인 만큼 철강, 금속, 화학 등 수출 주력 제품은 피해가 예상된다. 최근 미국은 한국, 중국에서 무역 적자 규모가 해마다 커지고 있어 두 후보 모두 경합 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철강과 섬유·자동차·농산물 등이 보호무역주의 영향권 업종이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포스코 열연강판 제품에 반덤핑 관세율을 부과하는 등 관세장벽을 통한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고 있다”며 “수입에서 대체가 이뤄지기 힘들고 규제가 강화되면 자국의 제품 생산이 어려워지는 핵심소재, 부품, 장비 등과 같은 기술력을 가진 중간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