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작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숨진 고(故) 백남기(69) 농민의 시신 부검영장(압수수색 검증영장)을 강제집행한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23일 “오전 10시에 서울대병원에 도착해 부검영장을 강제집행한다”며 “백남기투쟁본부 측에도 통보했다”고 밝혔다. 영장은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형사들을 대동하고 집행할 예정이다.
백남기투쟁본부 측은 경찰의 부검 강행은 시신탈취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투쟁본부는 이날 경찰의 부검영장 강제집행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 물대포에 의한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이 명백해지자 국면 확대를 막기 위해 경찰력을 서둘러 투입하려는 모양새”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경찰과 투쟁본부 양측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쟁본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백씨를 지켜달라”며 각계 인사들과 시민들에게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집결해줄 것을 호소했다.
23일로 백씨가 9월25일 서울대병원에서 사망한 지 29일째로 접어들었다. 투쟁본부 측에서는 200∼300명가량이 서울대병원에서 대기 중이었으며, 영장 집행 사실이 알려지자 밖으로 나와 경찰력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